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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쫓던 시민 경찰총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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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쫓던 시민 경찰총에 사망

입력
2002.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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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를 잡으려던 시민이 경찰이 강도로 오인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3일 0시4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1가 C카센터 앞에서 강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전주중부경찰서 삼천1파출소 소속 김모(45) 경사가 범인을 붙잡기 위해 현장에 와 있던 시민 백철민(31·사진·트럭운전사·전주시 용복동)씨에게 실탄을 쏴 숨지게 했다.

백씨는 이날 친구 2명과 함께 사건현장에서 100m 떨어진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고 나오던 중 고교생 2명으로부터 "강도가 침입했으니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백씨는 카센터 앞에서 각목을 주워 들고 있다 범인 윤모(40·전과 17범·전주시 중화산동)씨와 부닥쳤으나 범인이 칼을 휘두르자 골목길로 몸을 피하다 변을 당했다.

범인 윤씨는 이날 카센터 2층의 컨테이너에 침입해 안에 있던 고교생 권모(16)군 등 2명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위협하다 아래층에 있던 권군 친구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쫓기던 중이었다. 윤씨도 김 경사가 쏜 실탄에 다리와 허리에 맞아 중상을 입고 출동한 다른 경찰들에 검거됐다.

김 경사는 경찰 조사에서 "카센터 2층 컨테이너 건물에서 강도행각을 벌이던 윤씨가 달아나 뒤쫓아가던 중 어둠속에서 공범으로 보이는 백씨가 각목을 들고 있어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백씨의 친구들은 "김 경사가 백씨를 계속 추적하지 않고 순찰차 부근에 있었으며, 백씨가 범인 추적을 포기하고 돌아오는 길인데도 총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백씨를 공범이라고 밝혔다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시민이라고 발표해 은폐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김 경사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지휘계통에 있는 관련 간부들까지 엄정한 책임을 묻기로 했다. 경찰은 또 백씨에게 의사상자 예우법에 따른 보상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숨진 백씨는 부인과 네살 난 딸을 두고 있다.

/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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