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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간판만으론 못버틴다" 新수익원 발굴 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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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간판만으론 못버틴다" 新수익원 발굴 혈안

입력
2002.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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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간판이 수익을 보장하던 시대는 지났다.' 증권사간 생존경쟁이 치열해지고 증시 침체로 주 수익원인 수수료 수입이 격감하면서 증권사마다 새 수익원 찾기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4∼9월) 43개 국내 증권사들의 세전이익은 12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510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증권업계에선 "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하며 외형이나 이름으로 먹고 살던 시대는 사라졌다"면서 "고객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거나 경쟁력 있는 부문을 특화하지 못하는 증권사들은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위기의식을 드러냈다.■특화해야 살아 남는다

시장점유율은 아직도 수수료 수입비중이 높은 대형 증권사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규모의 경제효과가 확실한 소매영업의 경우 전국에 100개 이상의 지점을 보유한 현대 삼성 LG투자증권 등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하다. 하지만 최근 파생상품과 기업공개시장(IPO)이 커지면서 틈새시장을 먼저 선점한 중소형 증권사들의 약진도 눈부시다.

현재 선물시장은 동양종금과 대신증권이 2강 체제를 구축했고, 삼성 LG투자 서울 미래에셋증권 등 후발주자들이 맹렬히 추격하는 양상이다. 옵션시장엔 아직 절대강자가 떠오르지 않은 채 미래 동양 현대증권 등이 도토리 키재기식 싸움을 벌이고 있다. 키움닷컴 대신 동양종금증권 등은 선물·옵션 수수료 비중이 전체 수익의 20∼40%에 달한다.

기업공개시장에서도 증권사간 우열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선두는 대우와 동원. 대우증권은 지난해 기업공개 규모 2,373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올들어서도 NHN 파라다이스 등 대형주의 공모청약에 잇따라 성공함으로써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올해 기업공개 규모 역시 5,903억원으로 업계 선두이다. 온라인영업의 경우 소형 증권사인 키움닷컴이 업계 최저인 0.025%의 수수료를 바탕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수익·주가도 차별화

증권업계의 상반기 실적을 보면 LG투자와 삼성증권이 1,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올려 독주 현상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중소형 증권사인 미래에셋(174억원), 우리증권(152억원) 등도 수익증권 선물 등 다양한 수익원을 개발, 업계 상위권인 현대증권의 이익규모(120억원)를 능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72.81%(10월말 기준)로 업계 1위였다. 우리증권 이승주 연구위원은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채권운용과 파생상품 등을 통해 위탁부문의 손실을 만회,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이런 현상은 주가에도 나타난다. 과거엔 외형이 큰 증권사가 수익성에 관계없이 높은 주가를 형성했지만,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거래소에 상장된 22개 증권사의 주가순위를 보면, 신영 서울 유화 등 규모는 작지만 주당순이익이 높은 증권사들이 대거 상위권(4∼6위)에 올라 있다. 이들 3개 증권사의 3월말 기준 주당순이익은 각각 1, 4, 2위였다.

■수익원을 다각화하라

증권사들은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장외파생상품 시장에 뛰어들거나 외국인 유치에 적극 나서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실제로 최근 거래대금이 급증하고 있는 파생상품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증권사가 늘어나면서 주가지수 선물·옵션 거래량은 1년간 3배나 늘었다.

증권업계에선 수수료 인하, 전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개설 등 선물·옵션 고객유치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거래소도 옵션·선물 거래량이 연일 폭증해 수용한도 용량을 초과하는 사례가 빈발하자 매매시스템을 개선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온 대신증권은 상반기 수수료 수입의 22%를 파생상품시장에서 올렸다. 최근엔 옵션시장의 수수료수입이 코스닥시장을 능가하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 있다. 대신증권 조경순 홍보실장은 "선물·옵션 분석과 매매를 위한 서비스 개발에 앞장서는 한편 파생상품 전문 투자설명회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투자 삼성 대우증권 등은 업계에 처음 도입되는 장외파생상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사전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외면했던 외국인 투자자 유치에 발벗고 나선 곳도 많다.

대우증권은 최근 해외 기관투자가에게 국내 기업의 분석보고서를 제공하는 조직을 신설했고, 굿모닝신한증권은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 대만의 주식 중개업무를 시작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근모 부사장은 "국내 주식 중개업무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해외시장 개척에 관심을 쏟는 증권사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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