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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在美작가들 왕성한 활동… 한국문학 세계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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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在美작가들 왕성한 활동… 한국문학 세계화 기대

입력
2002.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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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의 한국인에게는 두 얼굴이 있다. 하나는 '코리안그로서리'를 운영하는 한국인, 또 다른 하나는 노벨문학상 수상 경험이 없는 한국인이다. 전자가 경제적 위상을 말한다면 후자는 문화적 위상을 나타낸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한 나라 문학을 어느 정도 평가하는 척도라 가정한다면, 이 상은 경제력의 언어로 편성된 수직적 국가 관계가 문화를 통해 평등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준다. 재미 러시아인들은 주로 청소용역업에 종사하면서도 파스테르나크나 톨스토이의 후광을 업고 있어 초라해보이는 법이 없다.10월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는 세계 속의 한국문학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곳에서 중국, 일본 작가의 책을 읽는 사람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9월에는 중국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오싱젠의 신작 '한사람의 성서'가 출판됐다. 오에 겐자부로나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일본 작가의 책도 서점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 작가의 작품이 회자되는 일은 드물다. 출판된 책조차 찾기 힘들다. 한국 문학의 번역 출판을 지원하는 대산문화재단에 따르면 이제까지 외국어로 번역된 한국문학작품은 640종(영어권 165종 포함)으로 196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본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한 사람의 번역 작품 603종을 겨우 넘어섰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봄,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영역, 출판됐다. 뉴욕대학에서 이를 기념, 같은 제목의 영화 상영 및 저자와의 대화가 열렸다. 영화 상영이 끝나자 한 미국인 교수가 "한국인 제자의 소개로 이 소설을 읽었는데 일본 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단편 '작은 왕국'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며 설명을 요구했다. 이곳에서 한국 문화가 중국, 일본의 변방 문화 정도로 인식되는 우울한 예였다.

하지만 걱정할 일만은 아니다. 한국문학의 세계화는 아직 미미하지만 재미 한인 작가의 활동은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래는 96년 '네이티브 스피커'와 99년 '제스처 인생'으로 주목을 받았고 수잔 최의 '외국인학생:소설'과 패티 김의 '믿을 수 있는 이라는 이름의 택시'(이상 98년)도 비평가의 찬사를 받았다. 올해 10월에는 알렉산더 지의 '에딘버러'가 재출판됐다. 영어로 쓴 작품이어서 한국문학이라 하기는 힘들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한국인의 정서와 재미한인으로 살아가기의 어려움을 담고 있다. 한국인으로서 그들의 문학에 기대를 걸어본다.

박 상 미 재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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