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공시제도 시행 첫날인 1일 증권거래소 상장사와 코스닥 등록 기업들의 주요 경영정보가 공시를 통해 쏟아져 나왔다. 자동차회사들의 10월 판매대수 등 예전 같으면 다음날 신문을 통해서 알 수 있었던 자료들이 이날 공시를 통해 즉각적으로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전달됐다. 당초 우려와 달리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나 일부 시스템 운영상의 문제점도 드러냈다.이날 증시가 개장되기 전인 오전 7시30분. 거래소 상장기업인 동양화재해상보험이 '장래사업계획 및 경영계획'이라는 제목으로 이날부터 판매에 들어가는 신상품을 공시, 거래소 공정공시 1호로 기록됐다. 이날 하루 거래소 20개사가 경영실적 및 신제품 개발과 관련한 공정공시를 했으며 코스닥시장 공정공시도 30건을 넘었다. LG석유화학과 한국전력은 해외IR(기업설명회)를 통해 기관투자가에 공개할 자료를 미리 공시했고, 신도리코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의 기업탐방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던 3분기 실적자료를 내놓았다.
코스닥위원회 윤권택 공시서비스팀장은 "회사 내부직원, 기관투자가 등 일부만 접할 수 있던 정보가 시장에 즉시 알려지게 됐다"며 "기업들이 공시에 적극 나서고 '월별 실적'이나 '합작법인 설립' 등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업정보들이 제공되는 등 범위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운영상의 미숙한 점도 드러났다. 한국전력은 이날 구조개편 효과와 발전자회사 매각안을 첨부파일로 정리해 따로 올렸지만 거래소의 공정공시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제때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또 코스닥과는 달리 상장종목의 공정공시 내용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에 통합공시 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일부 기업에서는 관련 규정을 정확히 몰라 우왕좌왕하고 부서들끼리 혼선을 빚기도 했다. 기업 홍보팀, IR팀들은 공시가 나가기 전까지는 무조건 "모른다"로 일관, 과도하게 정보를 차단했다. 기업들의 거부로 탐방 일정을 잡지 못하는 애널리스트들도 많았다. 김병연 한림대학교 교수는 "공정공시가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제도인 만큼 기업이 이를 부담으로 여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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