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의원쪽으로 기울었던 충청권 표심에 뚜렷한 변화조짐이 일고 있다.지난달 30일 한국일보 여론조사 등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충청권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지지율도 약한 오름세를 타고 있다. 반면 정 의원 지지율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충청권의 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돌발 변수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들은 충청권 표심의 전통적 성향에 주목한다. 전국적 흐름을 앞서서 이끄는 것이 아니라 한발 늦게 대세에 합류하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 의원의 전국적지지도가 빠지는 상황에서 충청권에서만 반전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는 이회창 대세론의 확산 추세와도 맞물려 있다. 한나라당은 "대세론이 힘을 얻을수록 충청권에서의 이 후보 지지도는 오를 수밖에 없다"고 장담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DJP 정권의 한 축을 담당했다는 자부심을 잃으면서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져 있던 충청권이 한때 정 의원을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의 대안으로 상정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런 기대가 허물어지면서 표심 이동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정 의원측에서도 "충청권의 지지율 하락은 '실망매물'의 성격을 띠고 있다"며 굳이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한나라당은 이완구(李完九) 전용학(田溶鶴) 의원에 이어 앞으로 충청권 출신의 의원의 입당이 이어지는 등 대세론이 굳어가면 충청권의 주도권 장악은 한결 뚜렷해지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반면 정 의원측은 지지부진한 JP, IJ와의 연대 추진, 4자 연대 무산에 따른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의 실망 등이 지지도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만큼 후보 단일화 모색을 통해 어느 정도의 반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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