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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현대전자 1억弗 어디로…/英공장 매각대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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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현대전자 1억弗 어디로…/英공장 매각대금 논란

입력
2002.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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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의 스코틀랜드 반도체공장 매각 대금중 1억달러(1,260억원)가 본사 지시로 중동의 현대건설 관련 회사에 입금되고, 현대전자가 이를 전액 손실처리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1억달러 행방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이주영(李柱榮·한나라)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 예결위에서 "현대전자 영국 현지법인인 HEU가 2000년 5월 스코틀랜드 공장을 모토롤라에 1억6,200만달러에 매각한 뒤 이중 1억달러를 7∼10월 중동지역 유령회사인 알카파지(HAKC)에 대여했다"며 "그러나 알카파지는 1억달러를 받은 후 청산했고 현대전자는 이를 전액 손실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HEU 사장이었던 황모씨도 "본사가 비공식 라인으로 송금을 지시, 돈을 부칠 수밖에 없었다"며 본사 압력에 의해 불가피한 대여였음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쟁점은 알카파지가 과연 유령회사인지 현대전자는 1억달러 대여직후 왜 전액손실 처리했는지 등. 알카파지가 유령회사로 입금 즉시 청산됐고, 현대전자도 돈을 받을 수 없음을 알고 손실처리했다면 이 돈은 대북지원·현대계열 지원·해외비자금 조성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됐을 개연성이 높아진다.

알카파지의 정체와 관련, 이 의원측은 현대전자 연결감사보고서 상에는 '현대건설 자회사'로 나와있지만 현대건설 연결감사보고서에는 알카파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을 들어 유령회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감원에 따르면 현대건설 2000·2001년 사업보고서에 알카파지가 현대건설이 49% 지분을 소유한 출자회사로 나와있어 1억달러 대여후 바로 청산된 유령회사는 아니다. 그러나 이 회사가 어떤 업무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현대건설도 해명을 못하고 있다.

현대전자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삼일회계법인 김영식 전무는 "당시 HEU 회계감사를 했던 PWC(프라이스쿠퍼스)가 회수가능성이 없다고 자체 판단했고, HEU도 이에 동의했다"며 "회수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어쨌든 현대전자측도 1억달러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사실상 인정했다는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에 매각대금 사용처 등과 관련한 자료제출은 요구한 상태이지만 회계장부상 문제는 전혀 없기 때문에 회계감리 계획이 없다"며 "1억달러의 용처를 밝히기 위해서는 검찰이 업무상 배임이나 횡령으로조사하는 방법뿐"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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