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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결위, 조정·삭감 착수/111조예산 조정 "3각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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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결위, 조정·삭감 착수/111조예산 조정 "3각 줄다리기"

입력
2002.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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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조 7,000억원(일반회계)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둘러싼 한나라-민주-정부 3자간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국회 예결위가 1일 이틀간의 부별 심사를 마치고 예산안 조정소위를 가동, 구체적인 항목의 삭감과 조정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조정규모

대선을 의식한 탓인지 현 정부 출범 이후 매년 삭감을 주장했던 한나라당이 이번에는 총액은 줄이지 않겠다며 정부, 민주당과 연합했다. 1998년 이후 계속된 적자재정을 끝내고 처음으로 균형예산을 짠 만큼 정부안을 존중한다는 명분이다. 3자간에 새 정부의 예산을 굳이 깎을 이유가 없다는 묘한 이해관계의 일치다.

양당은 대신 항목조정을 통해 정부안에서 2조원 규모를 삭감하고 같은 액수만큼 늘려 중앙당 차원의 사업, 지역구 민원 등을 해결할 태세다. 지난해도 계수조정소위는 정부안에서 1조9,992억원을 삭감하는 대신 사회간접투자 등의 명목으로 지방도 건설비 등 민원성 예산을 1조3,959억원이나 끼워넣어 나눠먹기란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양당 예결위 관계자들은 "계수조정을 통해 예결위원은 물론 동료의원들의 민원도 챙기고 중앙당 차원의 필요 예산도 확보하는 것은 오랜 관행"이라며 당연시하고 있다.

▶증감내역 양당은 우선 상임위에서 경쟁적으로 늘린 4조2,000억원은 삭감을 기본원칙으로 세웠다. 정부안에서도 과다이월예산, 예비비는 대폭 삭감키로 했다. 예결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예비비를 부풀려 계상하면 계수조정소위에서 대폭 삭감, 민원용 예산 재원으로 돌리고 정부는 이듬해 추경편성으로 부족분을 보전해왔다"며 "올해도 예비비에서 7,000억원 이상이 삭감돼 끼워넣기 예산재원으로 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은 구체적으로 7,600억원 규모의 예비비 삭감을 비롯, 건교부 민자유치 지원(4,200억원), 과기부 특정연구개발사업, 주5일 근무제 도입관련 중소기업지원(1,000억원), 호남선 전철화(1,000억원), 연구중심대학원 육성지원(800억원), 문화재보수·정비사업(500억원), 남북협력기금(2,000억원), 공공근로사업(300억원) 등 2조원 대의 삭감내역을 마련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전남도청 이전비, 전북도청 이전비 등의 삭감을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김해공항, 울산항 건설비 등의 삭감을 요구, '네 것 대신 내것 챙기기'의 속내를 드러내 진통이 예상된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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