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TV 드라마에 대한 등급표시제가 전면 실시된다. 각 방송사는 이를 위해 10월 한 달 동안 일부 드라마에 시범적으로 등급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시청불가 연령대의 시청률이 오히려 상승하는 일이 생겨 실제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시청률 조사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가 드라마 등급제를 실시한 MBC '인어아가씨'와 SBS '야인시대'의 9월 및 10월 연령별 시청률을 비교한 결과 일부에서는 등급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시청률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했다. 15세 이상 등급인 '인어아가씨'(사진)의 경우 15세 미만 연령의 시청률이 9월보다 10월에 0.1%만 감소해 드라마등급제가 15세 미만 시청자들의 시청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야인시대'(15세 이상 등급)는 등급제 실시 전인 9월보다 10월에 15세 미만의 시청률이 오히려 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2세 이상 등급이 적용된 SBS '그 여자 사람잡네'의 경우도 12세 미만 연령의 시청률이 9월에 비해 10월에 오히려 0.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그동안 제기되었던 드라마 등급제 무효론을 뒷받침해 주고 있는 셈. 특히 일부 드라마에서는 19세 이상 등급을 이유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화면을 강조해 시청자를 끌어들일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등급판정의 적절성. 전작제는 고사하고 제때 드라마 대본도 나오지 못하는 국내 드라마 제작 관행상 적절하게 등급판정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야인시대'의 경우 10월 한 달 동안에도 드라마 내용에 따라 시청등급이 '19세 이상'에서 '15세 이상'으로 바뀌기도 했다.
방송위원회측은 "등급제는 부모가 청소년의 TV 시청을 지도하는 자료이지,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강제효과가 없다"면서 "각 가정에서 청소년들의 시청을 지도할 수 있는 교육이 뒤따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