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테러와 살인은 결국 스스로의 영성(靈性)을 부인하는 행위일 뿐이다."스페인을 방문 중인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이 30일 이슬람의 이름을 빌린 폭력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하타미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상원 연설에서 "인권과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전세계에 군대를 배치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종교의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서방 강대국들에 대해 "이슬람교도를 증오하는 사람들에게 영향받아서는 안되며 동시에 이슬람교를 겨냥한 선전전이나 군사행동을 취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29일에는 미국의 일방적 이라크 공격에 반대한다는 이란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워싱턴의 강경 입장은 민주주의를 선호하는 이슬람권에서마저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의 입지만 강화해줬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하타미 대통령은 독일에서 철학과 미학을 전공한 학자이자 이슬람 성직자 출신으로 신문 발행 경력도 지닌 이란 개혁파의 대표 주자다. 보수적인 이란 사회에서 "내 취미는 요리이며 아내가 우리 집 가장"이라고 말할 정도로 남녀평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번 스페인 방문에서는 이슬람 전통을 이유로 스페인 여왕 및 여성 외무장관과의 악수를 사절해 현지 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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