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영양 선식'에서 '졸음 방지 아로마 향기요법', '합격증 배달 철가방 시리즈', '십전 대승탕', '휴대용 산소호흡기'… 2003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일(6일)이 임박해지면서 각종 아이디어를 동원한 유통업계의 기발한 수능 마케팅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수능 관련 상품은 전통적인 합격 엿에서, 시험 당일 집중력 향상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성 제품들이 출시돼 수험생 가정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이 개성이 강한 청소년들의 취향에 맞춘 '엽기적인 수능 아이디어 상품'을 선보이면서 유통업체들 마다 깜찍한 수능 아이디어 상품을 출시, 수능이 유통업계의 또 다른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인터넷 쇼핑몰인 CJ몰은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해 수험생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행사를 진행, 수험생 가족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CJ몰은 보약 엿과 도끼 모양의 엿을 한 데 묶은 일명 '보약 먹고 잘 찍어' 세트를 비롯해 호박 엿을 꽈배기로 꼬아 놓은 (문제가)슬슬 잘 풀리는 '잘 풀어세트', 젖병 엿과 합격 통지서를 합친 '합격 통지서 세트' 등을 1만∼2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CJ몰은 수능이 끝난 후에도 17일까지 수능 시험표를 팩스로 보내는 수험생 100명을 대상으로 VIPS 외식상품권과 MP3플레이어, CGV 영화권 관람권 등의 경품을 증정한다.
삼성몰도 수능 전날인 5일까지 '수능 합격기원 선물전'을 개최, '합격 복떡선물세트', '실타래 엿세트', '긴장해소 아로마 향초' 등을 3만원 안팎의 가격대로 주문 판매한다.
백화점들도 엿, 초콜릿 등 기존 전통적인 수능 상품에서 탈피, 스테미너 식품이나 정신 집중을 강화해주는 기능성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LG백화점은 십전대보탕을 본 딴 '십전 대승탕'(1만원)을 비롯해 '보약 엿'(7,000원), 머리를 맑게 해주는 '휴대용 산소호흡기'(5,000원) 등 50여종을 내놓았다. LG백화점은 '합격 냄비 세트'(1만원)와 합격증을 담은 '철가방 시리즈'(4,000원) 등의 이색 상품도 개발해 수험생 가족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갤러리아 압구정점은 수능 날인 6일까지 숙면용품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수험생 건강식품 특가전'을 실시한다. 진정 작용이 뛰어난 '케모마일차'(1만3,000원), 피로회복 효과가 있는 '로즈힙차'(1만6,000원)를 판매한다. 또 수험생의 집중력에 도움이 되는 자스민향, 소나무향, 레몬향의 아로마 제품과 30가지 곡물을 섞은 수험생 아침용 영양 선식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합격을 기원하는 합격 엿과 초콜릿, 사탕 등 '고득점 수능 기원 판매전'을 열고, 주택가에 위치한 목동점에서는 실용적인 '수험생 보온상품 한정 특가전'을 실시한다.
그랜드 백화점은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네잎 클로버 열쇠고리, 행운의 14K골드 반지, 합격 쿠션, 보온병, 한방차 등 합격 기원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이밖에 프로베가 식욕부진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수험생들을 위해 아보카도, 자몽, 메론, 오렌지, 망고 등 신선 과일에 산소 캔을 추가한 3종류의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푸라기라도 잡아 보려는 수험생들과 수험생 가족들의 관심이 높아져 수능 기획 상품의 판매가 매년 늘고 있다"며 "수능 시즌이 정기 세일이 끝난 비수기여서 유통업계들이 수능마케팅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k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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