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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株 랠리 "부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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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株 랠리 "부푼 꿈"

입력
2002.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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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델컴퓨터와 IBM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이 IT산업의 회복가능성을 잇따라 언급하면서 '기술주 랠리'에 대한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첨단 기술산업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최근 국내외 증시에서 기술주들이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한달간 26.4%나 급등, 다우지수 상승률(11%)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국내 증시도 전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6.6% 급등하면서 300선을 회복하자, 반도체와 전기전자 등 기술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반도체가격 인상이라는 호재가 소비자신뢰지수 등 악화한 경기지표를 이겨내는 모습이다.

IT산업 회복 전망 확산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4년 전 소비자들이 구입한 약 2억 개의 개인용 컴퓨터(PC)가 조만간 새로운 PC로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잔뜩 움츠렸던 PC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IT산업 회복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했다.

세계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인 IBM의 새뮤얼 팔미사노 회장은 31일 애널리스트 모임에서 "미국 경제가 반등신호를 보이고 있어 1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고, 독일 지멘스의 CEO 헨리히 폰 피에러도 "IT경기가 회복할 것으로 믿는 만큼 연구개발(R& D)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IT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산업 전망은 더욱 희망적이다. 최근 DDR D램 가격이 연중 최고치까지 상승했고, 반도체 전문 시장 조사기관인 어드밴스트 포어캐스팅(AFI)은 31일 "지난해 최악의 침체를 겪었던 반도체 업계의 정상화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AFI는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 8월 IC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14% 늘었으며, 이런 회복세는 4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반도체산업이 14%의 성장세를 보인 것은 1999년 6월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CBS의 금융사이트 CBS마켓워치도 이날 "미국 주식시장이 4분기엔 상승곡선을 타는데다 내년 IT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 지금이 기술주 매수적기"라고 보도했다.

'기술주 랠리'에 대해선 양론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의 반도체가격 상승은 연말 PC수요라는 특수한 계절적 요인 탓이지, 본격 회복을 의미하는 증거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DDR가격 급등세는 11월 중순 이후 마이크론, 하이닉스 등의 물량이 본격 쏟아질 경우 가격이 급속히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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