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李益治)전 현대증권 회장이 주장한 정몽준(鄭夢準)의원의 현대 주가조작 개입의혹과 관련, 1999년 사건을 맡았던 수사 검사들 사이에서 이를 반박하는 주장들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주임검사였던 한견표(韓堅杓)부부장 검사는 "당시 이씨는 정몽준 의원 등 오너들의 개입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현대중공업은 이씨가 '주식 전망이 좋으니 사라'고 권해 주식투자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도 "이씨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간부에 따르면 당시 이씨는 심복인 박모 현대증권 상무를 통해 그룹자금을 동원한 주가조작을 시도했는데 박 상무가 두려워하자 그를 내치고 다른 임원에게 주가조작을 대행케 했다. 그러나 이 임원도 "못하겠다"고 하자 박 상무에게 다시 주가조작을 시켰다는 것이다. 이 간부는 "그는 자신이 살아남으려고 끝까지 아랫사람을 끌어들였다"며 "박 상무의 자백에도 불구, 혐의사실을 부인해 결국 대질신문까지 시켰다"고 이씨를 비판했다.
또다른 검사는 "당시 현대중공업 자금은 이영기 부사장이 전담했고 고문이었던 정몽준 의원은 경영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오너들은 주식으로 얼마를 버느냐 보다는 자신의 지분과 경영권 방어에 관심을 뒀다"고 말했다. 이 검사는 이어 "정권 초기여서 청와대, 국정원 등 힘쓰는 곳에서는 이씨 구속을 반대해 어려웠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수사검사들은 이씨의 폭로배경에 대해 "이씨는 문제되는 현대의 4,000억 대북지원설의 실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며 "정치권에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리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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