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수사관인데요…." FBI(미 연방수사국) 요원을 사칭한 여성에게 속아 돈을 뜯기고 직장을 잃은 은행원이 해당 은행을 상대로 해고무효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서울 강남의 모 은행지점 직원이었던 A(32)씨가 생면부지의 30대 여인 정모씨에게서 연락을 받은 것은 1998년 12월. 투자상담을 하고 싶다며 접근, "실은 환치기 조직원 검거를 위해 입국한 FBI수사관"이라고 밝힌 정씨는 신분증과 관련서류까지 보여줬다.
정씨는 이어 "3억2,000만원을 조직원의 은행계좌에 넣으면 이를 미끼로 검거할 수 있다"며 A씨를 부추겼다. 밤늦게까지 함께 어울리며 친숙해진 A씨는 정씨의 부탁대로 지정한 계좌에 은행돈을 입금했다.
A씨는 돈을 입금한 당일 텔레뱅킹에서 이상 기미를 감지한 은행측의 추궁으로 사건전모를 자백했으나 정씨가 이미 400만원을 인출해간 뒤였다. A씨는 1심에서 패한 후 최근 서울고법 민사19부(김용균·金龍均 부장판사)에 항소했으나 다시 패소판결을 받았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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