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용의자 조모(30)씨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감찰부(박태종·朴泰淙 검사장)는 30일 조씨가 25∼26일 서울지검 강력부 조사과정에서 머리로 벽을 부딪치는 등 자해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정황을 확보, 조씨를 구타한 수사관 등을 상대로 정확한 상황을 조사 중이다.검찰 고위 관계자는 "조씨가 두차례 수사관들에게 구타를 당했으나 자해여부 등에 대해서는 수사관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며 "수사관들간의 입맞추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사건발생 초기 "조씨의 자해행위를 제압했을 뿐 구타는 없었다"는 서울지검의 해명이 수사관들의 사건축소를 위한 진술조작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29일 구속된 채모(40), 최모(36)씨 등 수사관들은 "조씨의 공범이 이미 자백한 터여서 구타를 할 이유가 없었다"고 혐의사실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이한영(李韓榮) 법의학과장은 "정밀 부검 결과 조씨의 머리 측면 곳곳에 나타난 외상(外傷)과 뇌 속 출혈 위치가 일치하지 않았다"며 "머리 곳곳에 충격이 가해졌고, 이후 머리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뇌 윗부분 혈관이 터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그러나 "사인이 구타나 자해 중 어떤 것인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빨라야 2일께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이날 조씨 사건 주임검사인 서울지검 강력부 홍모 검사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특히 수사관들에 의한 두차례 구타 사이 시간에 홍 검사가 1시간여 동안 조씨를 조사한 사실을 확인하고 홍 검사를 상대로 구타 묵인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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