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프랑크 카프라 감독, 게리 쿠퍼 주연의 '디즈씨 도시로 가다'는 30년대 잊을 수 없는 히트작으로 꼽힌다. 웬만한 영화 사이트에는 별 4개의 수작으로 올라있다.촌놈 롱펠로 디즈가 있는 줄도 몰랐던 삼촌이 남긴 400억 달러의 막대한 유산을 받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뉴욕에 간 디즈에게 유산을 가로 채려는 악덕 기업가와 시골처녀 행세를 하는 여기자 베이브 버넷, 대를 이어 충성하는 하인 에밀리오가 얽혀든다. 도시에서도 거리낌없이 시골처럼 생활하는 디즈는 등장인물은 물론 관객들까지도 황당하게 또는 요절복통하게 만든다.
'미스터 디즈'(Mr. Deeds)는 '디즈씨…'의 리메이크. 디즈는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다는 아담 샌들러, 버넷은 위노나 라이더, 에밀리오는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의 존 터투로이니 캐스팅도 나쁘지 않다.
문제는 디즈의 행동이 더 이상 웃기지 않다는 것. 슬랩스틱에 가까운 동작과 어설프기 짝이 없는 코믹 신은 이기동 배삼룡 시절의 코미디를 보는 것처럼 동감보다는 정서적 이질감을 먼저 안긴다. 70년 가까운 세월과 사람들의 달라진 정서를 완전히 무시하고 만든 탓. 그나마 원작에 대한 향수가 없는 한국관객에게는 더욱 생경하다. 감독 스티븐 브릴. 11월 1일 개봉. 12세관람가.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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