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해 서로의 감촉을 주고 받고 함께 물건을 들 수 있는 실험이 성공했다. 런던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공동 연구팀은 29일 4,800㎞ 이상 떨어진 런던과 보스턴의 과학자들이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미 남가주대학에서 열리고 있는 인터넷 회의에서 공개했다.양측의 과학자들은 '팬텀'으로 명명된 펜 모양의 로봇팔을 이용해 상대방 손의 감촉을 느낄 수 있었으며 밀거나 당기는 느낌을 전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들은 또 인터넷에 마련된 가상의 공간에 놓인 상자를 함께 힘을 합쳐 들어올리는 시범도 보여주었다. 팬텀은 수집된 정보를 빠른 속도로 고주파 전류로 변환시켜 광섬유 케이블로 전달하고 받은 정보를 일련의 감각으로 재생시킨다. 이를 통해 상대방이 보내오는 힘을 자신의 손가락으로 직접 느낄 수 있으며 자신의 움직임을 상대방에게 전할 수도 있다. 이같은 실험이 일반화할 경우 인터넷을 매개로 한 남녀 간 접촉도 가능해질 수 있다.
런던대 컴퓨터학 연구실의 조엘 조던 교수는 "상대방에게 작은 상처를 남길 수 있을 정도의 힘까지도 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붙잡고 있는 물건이 피부처럼 부드러운지 혹은 나무처럼 딱딱한지 하는 질감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인터넷 가상 접촉이 이른 시일 내에 일반화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의 속도다. 올해 5월 시작된 이번 실험도 초기에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려 곤란을 겪었다. 한 쪽에서 데이터를 보낸 뒤 상대편 반응이 0.13초 이상 지체될 경우 양측 실험자들은 가상공간에 있는 물건을 함께 들어올리는 등의 동작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조던 교수는 "적어도 5년 안에는 일반에 보급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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