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8일 개최되는 공산당 16차 전국대표대회(16전대)를 앞두고 중국 최고 지도부의 막판 권력 안배 작업이 한창이다. 지금까지 인사 결과는 장쩌민(江澤民) 주석 계열 인물들의 대거 중앙 진출과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 측근들의 지방 요직 발탁으로 요약된다. 홍콩 언론들은 이런 점에서 江 주석이 16전대 이후에도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江 주석 측근의 주요 인사는 쩡칭훙(曾慶紅) 정치국 후보위원의 당조직부 부장직 면직, 황쥐(黃菊) 정치국 위원의 상하이(上海)시 당서기직 면직, 자칭린(賈慶林) 정치국 위원의 허베이(河北)성 당서기직 면직이다.명보와 인터넷신문 둬웨이 등 홍콩 언론은 이들의 면직을 승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고 분석했다. 현재의 정치국 7인 상무위원 중 胡 부주석과 리루이환(李瑞環)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70세 이상으로 퇴진이 불가피하다. 이들의 빈자리를 대신해 曾, 黃, 賈 세 사람이 상무위원으로 승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江 주석의 측근 브레인인 曾은 16전대에서 胡 부주석에 이어 2인자로서 당무를 관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당 직속기구로서 가장 파워가 강한 부문인 조직부 부장과 선전부 부장에 曾의 측근들인 허궈치앙(賀國强)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와 류윈산(劉雲山) 전 선전부 부부장이 각각 기용됐기 때문이다.
江 주석의 후계구도 의도를 일찌감치 간파한 胡 부주석도 江 주석의 측근들에 접근함으로써 권력안정을 꾀하고 있다. 胡 부주석은 16전대의 주요 인사를 논의한 올 여름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曾의 상무위원 발탁을 주장해 그와 협력할 의사를 내비쳤다.
胡 부주석은 자신이 맡고 있는 서기처 서기직도 曾에게 물려줄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부장 재임시 당 전반에 측근을 심어놓은 曾과의 협력 없이는 당을 장악하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언론들은 16전대 이후 구도가 '胡-曾 양두마차' 체제로 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방 고위직 인사는 기존 지도자의 면직 등에 따른 후속인사 성격을 띤다. 지금까지 10곳에 가까운 성과 직할시 당서기 및 성장 인사에서는 胡 부주석과 江 주석 측근 계열의 인물들이 나눠먹기 식으로 발탁됐다. 胡 부주석 계열은 그의 인맥 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共靑團) 출신들이 기용됐다.
16전대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승진 및 내년 3월 총리 임용이 확실시되는 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도 曾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溫을 보좌해 경제분야를 관장할 주요 직책에는 주룽지(朱鎔基) 총리가 키운 인물들을 발탁함으로써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이상룽(戴相龍) 인민은행장의 국무위원 기용 및 뤼푸위앤(呂福源)의 대외경제무역합작부 부장설이 유력하다.
군부에 배당된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정치국 위원) 2명도 교체가 불가피하다. 70세가 넘은 츠하오톈(遲浩田) 국방부장과 장완녠(張萬年)의 승계자는 아직 명확치 않다. 하지만 승계 후보군에 포함된 군부 고위 지휘관들은 모두 江 주석 재임시 상장(대장)으로 승진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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