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출연작 美흥행 실패 박중훈 "어떡하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출연작 美흥행 실패 박중훈 "어떡하나"

입력
2002.10.31 00:00
0 0

한국의 톱 스타 박중훈이 비중 있는 조연을 한 미국 유니버설영화사 작품 '찰리에 관한 진실(The Truth about Charlie)'이 25일 개봉했으나 주말 3일간의 흥행 총수입이 230만 달러에 그치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지난 주 흥행 14위에 머무른데다 비평가들의 반응도 대부분 부정적이어서 극장에서 곧 철수될 처지이다.박중훈은 메이저 영화 크레딧에 네번째로 이름이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으나, 영화가 관객과 비평가들로부터 모두 외면당해 할리우드 진출에도 암운이 드리우게 됐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재미동포들은 애석해 하고 있다.

'찰리에 관한 진실'은 스탠리 도넌이 감독하고 나이 먹은 케리 그랜트와 젊고 예쁜 오드리 헵번이 공연한 로맨틱 스릴러 '샤레이드(Charade·1963)'의 리메이크판. '샤레이드'는 파리가 무대인, 경쾌하고 따뜻한 히치콕 풍의 스릴러로 헨리 맨시니가 작곡한 주제곡은 영화음악의 고전이 되었다.

신판에서는 흑백의 젊은 배우 탠디 뉴턴과 마크 왈버그를 기용해 피부 색깔을 초월한 사랑과 스릴을 배합해 젊은 층의 인기를 끌어보고자 했지만 연출도 엉성한데다 두 배우의 스타파워가 약해 결국 실패한 셈이다.

젊고 아름다운 레지나(탠디 뉴턴)가 해외 피서지서 휴가를 즐기고 파리로 돌아와보니 아파트는 난장판이 된데다가 남편 찰리가 살해됐다는 소식을 경찰로부터 전해 듣는다. 이 때 레지나에게 과거 군의 특수임무서 찰리의 동료들이었다는 이일상(박중훈) 등 3인조가 접근, 찰리가 독식한 거액을 내놓으라고 위협한다. 그리고 파리 주재 미 대사관 직원 바틀로뮤(팀 로빈스)도 레지나를 찾아와 그 돈은 정부 것이라며 돌려 달라고 종용한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있는 레지나에게 이번에는 정체불명의 젊은 조슈아(마크 왈버그)가 나타나 돕겠다고 나선다. 이 과정서 레지나와 조슈아 사이에 로맨스가 영그나 레지나는 조슈아의 정체가 불명확해 갈팡질팡한다.

이 영화가 더욱 한심하게 보이는 까닭은 감독이 오스카상('양들의 침묵')을 탄 조너선 드미라는 점. 드미는 자기가 매우 좋아하는 '샤레이드'를 스타일을 바꿔 신판으로 만들었으나 불경스러운 행위가 되어버렸다.

더구나 드미는 '샤레이드'가 파리서 촬영될 때 한창 개화하던 누벨바그를 기린다고 빠른 편집과 함께 카메라(드미의 단골 타크 후지모토 촬영)를 요란하게 움직이고 각도도 삐딱하게 잡아 작품의 어두운 색깔이나 톤과는 더욱 어울리지 않게 만들었다. 또 '샤레이드'의 봄날 같은 분위기와 우아한 스타일을 피해 시종일관 비오는 겨울을 택한 것도 잘못. 영화가 중심을 못 잡고 갈팡질팡 하는데다가 뉴턴을 제외한 배우들의 연기도 하나마나 한 듯하다.

영화 홍보차 이곳을 찾은 박중훈을 잠깐 만났을 때, 그는 드미 감독이 몇 년 전 선댄스영화제에 출품한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보고 자기를 발탁했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그는 할리우드가 다시 부르면 특기인 코미디로 실력발휘를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런 그에게 차마 영화가 볼썽사납더라는 말을 할 수 없었는데, 다음에는 좀 더 좋은 영화에 나와 연기력을 과시해주길 바란다.

/LA=박흥진 미주본사 편집위원·LA영화비평가협회원 hj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