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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50/李 "이젠 굳히기" 盧·鄭 "뒤집기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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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50/李 "이젠 굳히기" 盧·鄭 "뒤집기 자신"

입력
2002.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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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로 16대 대통령 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주요 후보들의 지지도 구도에 미묘한 변화 흐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각 진영은 대선 승리 전략을 가다듬는 한편 기선 제압을 위한 지지세 확산에 전력을 쏟고 있다. 각 후보들은 29일 TV토론과 단체 초청 강연 참석, 지방 방문 등을 통해 주요 공약을 설명하며 표심을 파고 들었다.

■ 몸낮추는 이회창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29일 YTN 초청 토론회에서 시종 미소를 띤 채 주변 문제와 정책에 대한 질문에 차분하게 대답했다.

이 후보는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아직은 호기심 차원이어서 일희일비할 게 아니다"고 낮은 자세를 취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당한 혼란을 겪었겠지만 이제 하나의 흐름을 깨닫고 있는 것 같다"며 "최소 50%대의 득표로 국민의 승인을 받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특히 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와 빈부격차 해소 의지, 통합과 화해를 강조해 자신의 '귀족' 이미지와 '대쪽'이란 별명의 부정적 인상을 씻는 데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그는 "내가 국무총리와 감사원장을 지냈기 때문에 솔직히 서민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서민이냐, 아니냐는 삶의 철학과 인식에 달려 있다"며 저소득층에 대한 부가세 감면 등 서민 대상 공약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이 후보는 '병풍' 수사에 대해 "어쨌든 자식이 군대에 못 가 송구스럽다"고 우선 고개를 숙이고는 "마지막에 진실이 밝혀져 다행이지만 의혹이 없다면 없다고 해야지 '면제에 의혹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단서를 달고 끝맺는 예는 보지 못했다"고 검찰 발표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 원칙강조 노무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29일 충북 청주를 방문, 청주방송 초청 토론회 등을 통해 충청권 민심 잡기에 나섰다. 토론회에서 그는 국정원 도청 의혹과 관련, "혐의가 있다면 검찰이 단호하게 수사해야 하며 대통령이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제시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을 겨냥, "도청 의혹을 말한 사람은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공약에도 언급, "(입지는) 대전과 청주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기자 및 당직자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대통령 별장인 충북 청원의 청남대는 "낚시터 등으로 개방해 시민들에게 돌려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주가조작 개입 의혹은 "검증의 시작에 불과하며 검증 소재는 널려 있다"고 밝힌 후 "그를 잘못 데려왔다가는 뒤치다꺼리가 힘들 것"이라고 밝혀 정 의원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노 후보는 이날 청주 방문에 앞서 서울에서 주한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초청 강연회에서 영어로 연설하는 등 외교적 자질을 부각하기도 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 외연확대 정몽준

정몽준 의원은 29일 광주를 방문, 후보 단일화의 시금석인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지지율 하락 추세에 긴장, 부산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광주 나들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5·18 국립묘지 참배하고 박광태(朴光泰) 광주시장과 면담했다.

정 의원은 현지 언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보단일화는 국민의 뜻에 따르는 게 유일한 방법으로 국민 지지 여부에 달려 있다"며 "후보는 물론이고 현직에 있는 사람도 국민 지지에 따라 진퇴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사심이 없다"며 "지지율이 떨어지면 사퇴해야 하는 것은 절차를 거친 공당 후보도 마찬가지"라고 말해 지지율 경쟁 결과에 따라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할 뜻을 밝혔다.

그는 이어 "권력구조를 본격 논의하자는 건 아니다"면서도 "대통령은 당선 후 지지율이 떨어져도 물러날 수 없지만 내각제는 국민의 지지 여부를 수시로 반영한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해 내각제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전남도청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주민들과 충분히 상의하지 않아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광주=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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