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가전기업인 필립스와 브라운이 국내 소형가전 시장에서 중소기업들에 밀려 체면을 구기고 있다.필립스와 브라운은 TV와 모니터 시장에서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대기업과 어깨를 겨루고 있지만 면도기, 헤어드라이어, 온도계 등 소형가전 시장에서는 조아스전자, 유닉스전자, 휴비딕 등에게 발목을 잡혀 힘을 못쓰고 있다.
이들 두 다국적 기업이 진출한 외국의 경우 예외없이 현지 소형가전 제조업체들이 줄도산하거나 인수·합병됐다. 때문에 국내 중소기업의 분전이 더더욱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아스전자는 일본의 대형업체인 내쇼날을 제외하고는 필립스와 브라운으로부터 자국 면도기 시장을 지켜낸 세계에서 유일한 업체다. 조아스의 월 평균 면도기 판매량은 5만∼6만대(시장점유율 35%)로 필립스와 브라운(각각 월 3만∼4만원대)을 크게 따돌리고 있다. 조아스전자 오태준(吳泰準·49) 사장은 "합리적인 가격, 세계적인 품질, 대기업 못지않은 애프터서비스망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조아스전자는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납품하는 베비리스와 콘에어의 브랜드를 부착한 이발기로도 필립스, 브라운 등을 압도하고 있다.
유닉스전자는 저소음 헤어드라이어, 전문가용 헤어드라이어 등 특화한 고부가가치 신제품으로 다국적 기업과 맞서고 있다. 미용실에서 주로 사용하는 전문가용 헤어드라이어 부문에서는 유닉스전자가 독보적이고, 가정용은 필립스와 시장을 반분하고 있다.
휴비딕은 순수 국산기술로 개발한 디지털 적외선 체온계 '써머버디'를 내놓은 지 불과 반년 만에 브라운의 턱 밑까지 쫓아갔다. 지난해 5월 설립된 이 회사는 올 5월부터 6개월간 써머버디 2만5,000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브라운의 판매량은 15만대로 알려졌지만 휴비딕이 예정대로 11월초 신제품(이마형 체온계)을 내놓으면 역전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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