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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초 저금리는 정책실패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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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초 저금리는 정책실패 탓

입력
2002.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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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연 3%대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데다 금융기관들이 예금을 받아도 대출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강력히 추진해 온 저금리 정책이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가져오기는커녕 각종 부작용을 양산한 결과다.연 3%대의 금리라면 물가 상승률과 세금 등을 감안할 경우 실질 금리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 IMF 체제 이후 급격히 늘어난 실직자와 정년 퇴직자 등 금융 소득에 의존하고 있는 계층은 생활 자체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게다가 사회보장제도가 미흡해 이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고, 봉급 생활자들의 미래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일본형 초 저금리 시대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일본의 경우와 비슷하다. 한은은 일본처럼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자산가격 거품이 발생하며, 일단 나타난 거품은 반드시 꺼지면서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경고했다. 최근 두드러진 저축 부진과 과소비 현상, 부동산 투기 등도 초 저금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올 상반기 저축률은 17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고, 가계 신용은 언제 붕괴될지 불안하기만 하다. 금리가 낮은데 금융기관을 찾을 이유가 없다. 일단 쓰고 보자는 식의 과소비와 한탕주의 등은 정부가 부추긴 셈이다.

9월 중 예금 금리는 사상 최저지만 대출 금리는 오히려 올라 예대금리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 세금인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 은행이 성실한 납세자들을 대상으로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어제는 '저축의 날'이었다.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이는 금융기관만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정책 실패를 깊이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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