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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찰단 訪韓 행보/"수익 어떻게 나누나" "판매·유통방식 뭐냐" 北 "자본주의 경영" 큰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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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찰단 訪韓 행보/"수익 어떻게 나누나" "판매·유통방식 뭐냐" 北 "자본주의 경영" 큰 관심

입력
2002.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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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로 일정(8박9일)의 절반 가량을 소화해 낸 북한 고위급 경제시찰단은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볼 수 있는 건 다 보겠다"며 '배움'의 열의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4일간 시찰 과정에서 이들은 국내 기업들의 첨단 기술력에 주목했지만 이 보다 자본주의 경영 방식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였다. 특히 칠보산 일대 등 최근 조성중인 관광지 개발에 적용하려는 듯 위락시설과 관광단지 시찰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시찰 사흘째인 28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찾은 시찰단 일행이 쏟아 낸 질문은 판매 방식과 물품공급 방식, 그리고 매장과 백화점 간 수익분배 방식 등 다양했다. 27일 용인 에버랜드를 방문해서도 단장인 박남기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일행은 "운영 방식이 어떻게 되느냐" "수익 배분은 어떻게 하느냐" 등 분배 방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북한측은 7월 새로운 사회주의 경제관리 방식을 실시하면서 수익이 좋은 공장, 기업에 더 많은 수익을 분배하는 차등 분배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시찰단 일행은 에버랜드 롯데월드 등 놀이공원, 제주 중문단지 등 위락시설과 관광단지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놀이공원 방문은 북한측 사전 요청에 따라 일정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칠보산 일대 등 최근 조성중인 관광지 개발에 참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사 시기, 면적, 전체 놀이시설 수 등의 질문을 쏟아내는 등 상당히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시찰 일정에 삼성전자 포항제철 현대중공업 대덕단지 등 대기업이나 대규모 산업단지 외에 전자 업체 이레전자, 닭고기 가공업체 마니커, 섬유업체 (주)범삼공, 신발 업체 태광실업 등 중소기업이 대거 포함된 것도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재경부 관계자는 "대기업의 기술력에 감탄만 할 것이 아니라 당장 북한에 가서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중소기업 시찰을 원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찰단 일행은 마니커를 방문하면서 사전에 닭 사료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요청해 설명을 들으며 메모까지 하는 열의를 보였고, 이레전자를 방문해서는 "개성공단에 진출할 생각이 없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북한측의 이번 시찰은 향후 산업구조 개편 등 경제개혁 후속 조치에 적잖게 반영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 시찰단이 피곤한 기색이 역력 하면서도 동대문 시장 등 당초 일정에 없던 곳까지 자청해서 둘러보는 등 적극성을 띤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이번 시찰이 국내 기업의 북한 진출 등 남북 경협의 가시적인 진전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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