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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APEC정상회의 결산/核포기 당근제시… 평화적 "北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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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APEC정상회의 결산/核포기 당근제시… 평화적 "北포위"

입력
2002.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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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폐막된 28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두 가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나는 APEC 정상회의가 북한 핵 포기 촉구 성명을 채택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적 해결에 합의했다는 점이다. 두 가지 궤적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외교적 포위'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주변 어디를 둘러봐도 자신들을 지지해주고 방어해줄 국가를 찾기 어려운 입장이 된 것이다.그러나 김 대통령이 주도하는 외교적 포위는 파괴적이거나 부정적이지 않고, 긍정적이고 밝은 방향성을 갖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무력으로 응징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 국제사회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조는 APEC 정상성명이 '북한의 핵 포기 시, 경제적 혜택'이라는 내용을 강조한 데서 잘 드러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전날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핵 문제가 풀리면 다른 문제들도 풀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기회론'은 북한에 대한 일종의 햇볕 제시로, 미국 정부가 경제제재나 무력이 아닌 외교적 수단을 택하자는 우리 정부의 노선에 동의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미 정부의 매파들은 여전히 경제 제재설을 흘리고 있지만, 공식적인 정책은 평화적 해결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언제까지 이 노선에 서있느냐 이다. 시한에 대해서는 정부도, 미국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유동적인 시한 속에서 북한 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려면, 김 대통령의 외교적 포위가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것은 북한에 지렛대를 갖고 있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이 '핵 유지 보다 포기 때 얻을 것이 더 많다'는 점을 북한에 제시하고 설득해야 가능할 것이다.

/로스카보스=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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