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개막 하루전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불펜투수 스콧 아이어는 "랠리 몽키를 보지 마라. 징크스가 우리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라는 보고서를 구단관계자 및 동료들에게 건넸다. 아이어는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수호천사인 흰원숭이 랠리 몽키가 애너하임선수들에게 미치는 묘한 힘을 꿰뚫어 봤던 것. 그러나 그의 보고서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결국 월드시리즈 7차전이 끝나고나서야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은 아이어의 보고서에 귀를 기울였지만 이미 우승 트로피는 애너하임쪽에 넘어간 상태였다. 27일 열린 월드시리즈 6차전은 애너하임의 역전신화를 상징하는 랠리 몽키의 위력이 발휘된 한판이었다.
7회초까지 0-5로 뒤져 패색이 짙던 애너하임은 랠리몽키가 등장한 뒤 6-5의 기적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벼랑끝에서 탈출한 애너하임는 7차전마저 잡아내며 창단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애너하임은 포스트시즌에서 결정적인 고비마다 역전승을 거두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뉴욕 양키스와의 플레이오프,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리그챔피언십시리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월드시리즈에서 모두 첫 판을 내준 뒤 승부를 뒤집는 뒷심을 발휘한 것이다. 애너하임 팬들은 이런 역전신화 배경에 전광판아래에서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랠리 몽키의 주문이 상대팀을 '마비'시켰다고 믿고 있다. 랠리 몽키의 신화가 시작된 것은 2000년 6월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부터였다. 샌프란시스코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팀이 뒤지자 침울해진 팬들의 기운을 북돋기 위해 전광판을 조작하던 피터 불이 영화 '에이스 벤츄라'에서 원숭이가 나와 재롱을 피우는 장면을 틀었고 애너하임은 거짓말처럼 역전승을 거둔 것이 출발이었다.
이후 애너하임은 지금까지 홈구장에서 63번이나 역전승했고 랠리몽키라고 이름지어진 이 원숭이는 팀의 수호천사로 자리잡게 됐다.
/최형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