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의 투피스 50만원, 구두 18만원, 피부 마사지 5회 25만원, 메이크업 4회 20만원, 헤어 드라이 4회 8만원 등 총 121만원.내년 2월 명문여대 인문계열을 졸업하는 김모(23)씨가 최근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들인 비용이다. 사진촬영을 3번이나 다시 하는 바람에 메이크업과 드라이도 4번이나 받았다. 요즘 여대생들 사이에서 떠도는 "졸업 사진 한 번 찍는데 100만원은 족히 든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닐 정도로 씀씀이가 커졌다. 김씨는 "내가 쓴 비용은 오히려 평균 이하 정도"라고 말했다. 명품 상하의와 구두까지 구입하다 보면 졸업사진 찍는 데 족히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졸업사진 마지막 추가 촬영기간인 요즘 멋진 '사진발'을 위해 대학생들은 마지막 공을 들이고 있다. 또 다시 취업한파가 불어 닥치면서 여학생 뿐 아니라 남학생들까지도 잘 나온 '입사 원서용 사진'을 건지기 위해 피부관리에서 메이크업까지도 불사하고 있다. 내년 2월 연세대 상경대학을 졸업하는 이모(27)씨는 최근 졸업사진 촬영을 앞두고 곱슬머리를 펴는 스트레이트 파마를 했다. 이씨는 "곱슬머리 때문에 '고집 세고 단순하다는 인상을 준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특히 대기업에서 '친화력'을 중요시하는 만큼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파마를 했다"고 말했다.
수 차례의 재촬영도 기본이다. 연세대, 이화여대 등의 졸업사진을 제작하는 S사진관 관계자는 "추가 촬영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찾아와 재촬영을 요구하는 대학생들 때문에 골치"라며 "취업이 어려워질수록 졸업 준비생들이 졸업사진에 더욱 공을 들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