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인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대선출마 행보이후 정 의원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온 현대중공업이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전 회장의 폭로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현대중공업은 정 의원이 1998년 현대전자 주가조작에 직접 간여했다는 이 전 회장의 전날 폭로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 중공업은 주가조작 사건과 무관하며, 이 전 회장은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현대중공업측은 이 전 회장이 96년 국민투신 인수 당시에는 그룹 금융부문을 지휘했고, LG반도체 인수 때는 그룹 운영위원이었으며, 금강산사업 등 대북사업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은 이 전 회장의 폭로가 있었던 27일까지만 해도 '정 의원측에 알아봐라'며 일절 대응하지 않았으나, 이날은 갑자기 태도를 바꿔 공격적인 대응자세를 보였다.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이 전 회장이 추가폭로 가능성을 예고, 앞으로도 계속 정치적 공세를 당할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맞대응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에 대한 현대중공업의 배신감은 직원들의 경우 더 노골적이다. "회장까지 지낸 사람이 회사에 등을 돌린 것은 파렴치하다""야당의 정치적 입맛에 맞는 말을 한 것은 발언의 순수성을 의심케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가 주변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현대 관련 기업들이 다시 정치바람에 휘말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도 고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의혹은 밝혀야 하나, 정치적 흠집내기에 의해 해당 기업이 영업활동에 지장을 받아선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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