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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 out/영화제 개막식 중계를 다하네?!

입력
2002.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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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 일이야. 지상파 TV에서 영화제 개막식 생중계를 다하고.”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명실공히 국내 최대 규모인 부산국제영화제도 케이블 TV에서나 가능한 일이니까요. SBS는 25일 오후 6시부터 70분간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 제2회 광주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생중계했습니다. 이를 두고 소문이 무성합니다. “과연 광주가 세긴 세구나”하는 비아냥거림도 들렸습니다.

광주국제영화제는 한해 우리영화를 총결산하는 자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계적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축제도 아닙니다. 그야말로 자고 나면 국내 어디에선가 열리는 ‘또 하나의 영화제’일 뿐입니다. 좋게 말하면 지역민들에게 2개국 220편의 영화를 감상할 기회를 주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자기 과시용 행사입니다.

박광태 광주시장을 비롯해 내로라는 광주의 인사들이 모두 조직위와 상임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영화제도 마찬가지 입니다. 판타스틱, 대안 영화제라고 이름을 붙여 차별성을 강조하지만 그 곳을 들여다보면 모두 비슷합니다. 섹션의 이름만 다를 뿐, 국내외 영화를 슈퍼마켓식으로 늘어놓습니다. 광주의 월드시네마베스트와 영시네마 부문은 부산의 월드시네마와 새로운 물결인 셈입니다.

회고전, 걸작선도 어느 영화제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광주영화제에는 일본 ‘니카츠 에로영화 걸작선’ 같은 새로운 시도도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특별섹션 하나로 광주국제영화제가 개성을 가졌다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상영작품이 많아졌다고 지난해보다 알차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차라리 남도의 고장답게 ‘서편제’나 ‘춘향뎐’처럼 각국의 전통음악을 소제로 한 뮤지컬영화제를 열거나, 민주항쟁의 도시의 이미지를 살리는 인권영화제를 여는 게 낫지 않을까.”

만약 그랬다면 왁스 장나라 강타 같은 인기가수가 나와 노래를 부르고 중간중간 초청영화인들이 무대 인사와 영화제 자랑이나 늘어놓는 한심한 개막식도 달라졌을 것입니다. 우리의 판소리 가락이 흐르고, 세계 전통민속음악공연이 펼쳐지고….

이 정도는 되야 “광주국제영화제는 뭔가 다르다” “생중계할 만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재미도, 의미도 별로 없는 영화제 개막식의 지상파 TV 생중계가 억지 춘양 같이 개운치 않은 것도 이런 이유일 겁니다.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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