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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총기강도가 된 현역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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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총기강도가 된 현역 상사

입력
2002.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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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농협 총기강도사건이 발생한 이후 경찰은 군인의 소행일 것이라는 추정 아래 수사를 해왔다. 결국 현역 상사가 범인으로 검거됐으나 군이 성실하게 협조를 하지 않아 사건 해결이 늦어진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경찰이 수사의뢰를 했을 때 군 당국은 본인의 주장만 믿고 혐의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채 8주간 교육을 받도록 지방에 보내기까지 했다. 또 경찰의 영내 출입을 막고 수사내용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군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점만 염려했을 뿐 사건을 조기에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었던 것이다. 범인이 자백하지 않았더라면 수사는 더 장기화하거나 미궁에 빠질 뻔했다.무기 관리도 큰 문제다. 범인은 범행 전날 부대 밖으로 소총을 들고 나갔다가 범행 당일 밤 제 자리에 갖다 놓았으나 이 사실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3월에 한빛은행 총기강도사건이 났을 때에도 군대의 허술한 총기관리가 지탄을 받았는데 나아진 게 없다. 범행에 사용된 실탄은 이전 부대에서 근무할 때 빼돌려 보관해온 것이었다고 한다. 그 부대는 혹시 지금까지도 실탄이 없어진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닌가.

이번 사건이 처음은 아니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군인이 강도행각을 한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절제와 근검을 생활화해야 할 군인이 갚기 어려울 정도의 카드빚을 지게 됐으니 일반인과 다를 게 없다. 더욱이 그는 아내와의 가정생활에 문제가 생기자 구하기 쉬운 총기로 강도범행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2명에게 총상까지 입혔다. 군 조직 전체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장병 정신무장과 생활지도가 필요하다.

범인은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단독범이라고 믿기에는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다. 보충수사에서라도 경찰과 군의 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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