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의 교과서'로 불리는 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사진)를 서울시극단이 한국 초연한다. 11월 1∼16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 올라가는 이 작품은 영국 왕 헨리 4세(재위 1399∼1413) 시대의 어지러운 정치사를 통해 권력과 인간, 역사의 본질을 묻는 장중한 대작이다.1부와 2부로 구성돼 따로 공연되기도 하는 이 작품은 그동안 국내에서 부분적으로도 전혀 공연된 바 없다. 이번 무대는 본래 합쳐서 5시간 걸리는 1, 2부를 한꺼번에 총 2시간 30분으로 줄여 빠르게 전개한다. 연출은 '뙤약볕'(98년) '오이디푸스, 그것은 인간'(2000년) '인류 최초의 키스'(2001년) 등으로 한국연극협회 연출상, 작품상을 받은 김광보(38)가 맡아 셰익스피어에 처음 도전한다.
헨리 4세는 리처드 2세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인물. 그의 아들 핼 왕자는 권력에 대한 야심을 감춘 채 허풍쟁이 궤변가 팔스타프와 어울려 밑바닥 인생을 체험하면서 온갖 기행과 방탕을 일삼는다. 이 작품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팔스타프. 뚱뚱하고 늙은 술고래에 난봉꾼인 그는 권력의 위선을 통렬히 조롱하다 핼 왕자가 즉위한 뒤 버림받는다.
극의 1부는 헨리 4세에 반기를 든 반란군의 봉기부터 반란군 지도자의 죽음까지, 2부는 반란군 잔당 진압과 헨리 4세의 죽음, 핼 왕자의 즉위까지 다룬다. 출연 여무영(헨리 4세), 강신구(핼 왕자), 이창직(팔스타프) 등. (02)399―1512.
/오미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