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끼 식탁에 오르는 김치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영양은 얼마나 될까?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 무, 고추, 파, 마늘 등에는 다양한 비타민과 칼슘, 구리, 인, 철분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특히 흰 쌀밥을 먹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비타민 B1의 흡수를 촉진한다.김치는 평균 10개 이상의 채소류로 이루어져 있고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산균이 영양소를 활성화해 항암작용, 면역증강 등 여러가지 이로운 역할을 한다. 익은 김치는 유산균이 많아 장내에서 병원균 증식을 억제한다. 식이 섬유가 풍부해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고 변비와 대장암을 예방한다. 비타민A와 비타민C가 풍부하기 때문에 피부노화도 방지한다. 특히 비타민C는 발효 중 더 증가하므로 과일과 채소를 적게 먹는 겨울철에 도움이 된다.
배추김치 100g은 약 20㎉의 열량을 가지고 있으므로 대표적인 저열량 고영양 식품에 속한다. 김치를하루 300g 섭취하는 것만으로 무기질 일일 권장량을 거의 충족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의 식사에서 부족한 비타민A, 엽산, 칼슘, 철분, 섬유질을 공급하는 보고다. 따라서 김치 다이어트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김치는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몇가지는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김치만 있어도 밥 한 그릇을 너끈히 해치운다. 기름지거나 느끼한 음식도 김치만 있으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김치는 짜고 맵기 때문에 김치가 없을 때보다 밥을 더 많이 먹게 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김치를 먹으면 전체 섭취량이 증가할 수 있다. 우리나라 중년여성에 많은 복부비만의 주범이 사실상 과다한 탄수화물 섭취에 있다.
또 다양한 반찬으로 단백질과 지방섭취를 늘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김치는 식단을 단조롭게 만들 우려가 있다. 염분섭취가 많아 위암이나 고혈압 발생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김치는 과다한 염분섭취의 주요인이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고추의 성분인 캡사이신이 체내 열발생을 촉진, 지방 축적을 막아 비만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동물실험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나타났으나 사람에게는 그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김치가 다이어트의 특효약(?)이라도 되는 듯이 김치를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떤 음식이든 골고루 적당량 먹는 것이 다이어트의 원칙임을 잊지 말자.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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