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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6차전/"천사들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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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6차전/"천사들의 드라마"

입력
2002.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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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에 몰렸던 애너하임 에인절스가 '랠리몽키'의 신화를 재현하며 기사회생했다.애너하임은 27일(한국시간) 에디슨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7회초까지 0-5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스콧 스피지오(3점) 대린 얼스태드(1점)의 홈런과 트로이 글로스의 역전 2타점 결승타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6-5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애너하임이 3승3패를 기록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림에 따라 올 월드시리즈 최종승자는 28일 에디슨필드에서 열리는 7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0-5로 뒤진 애너하임의 7회말 공격에 들어가기전 샌프란시스코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샌프란시스코는 클럽하우스에 48년만의 월드시리즈 정상복귀를 자축할 모든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이 샴페인을 터뜨릴 생각으로 들떠있을 때 에디슨구장의 전광판하단에 애너하임의 비공식 마스코트 랠리몽키가 등장했다. 4만4,506명의 애너하임 홈팬들은 너나할 것없이 원숭이 인형을 꺼내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애너하임팬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 상품인 랠리몽키가 첫 선을 보인 것은 2000년6월7일. 당시 상대팀은 공교롭게도 올 월드시리즈의 맞수 샌프란시스코였다. 애너하임은 샌프란시스코의 마무리투수 롭 넨을 무너뜨리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고 홈팬들은 이때부터 랠리몽키를 승리의 수호신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0-5로 리드당해 패색이 짙은 7회말 랠리몽키가 나타나면서 애너하임의 역전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했다. 애너하임은 1사후 글로스와 풀머의 연속안타로 만든 1,2루의 찬스에서 스피지오가 샌프란시코 구원투수 펠릭스 로드리게스의 8구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홈런을 터뜨려 3-5로 따라붙었다. 랠리몽키의 출현과 함께 분위기를 반전시킨 애너하임은 마법에 걸린 듯 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스피지오의 홈런으로 대역전극의 서막을 알린 애너하임 방망이는 월드시리즈사상 가장 극적인 이닝으로 기록될 8회말에 더욱 빛났다. 선두타자 얼스태드가 상대투수 팀 워렐으로부터 우월 1점홈런을 뺏어내며 단숨에 1점차로 추격했다. 애너하임은 팀 새먼의 중전안타에 이은 개럿 앤더슨의 좌전안타를 샌프란시스코 간판타자이자 좌익수 배리 본즈가 더듬는 사이 무사 2,3루의 역전기회를 이어갔다. 무사 1,2루의 찬스가 될 상황이 본즈의 어이없는 수비실수로 순식간에 무사 2,3루가 되어 버린 것. 단타 하나면 전세가 뒤집히는 순간에서 어김없이 랠리몽키가 뛰기 시작했다. 랠리몽키신화의 재현을 바라는 4만4,500여명의 홈팬의 열광적인 성원을 등에 업은 글로스는 샌프란시스코 소방수 넨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역전2루타를 터뜨렸다. 애너하임은 0-5에서 6-5로 전세를 뒤집으며 랠리몽키의 신화를 이어갔다.

한편 본즈는 5회 1점홈런포를 쏘아올려 올 포스트시즌 8호홈런을 기록했지만 8회 애너하임 앤더슨의 안타를 성급하게 처리하려다 두번이나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수비실수를 범해 패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두팀은 7차전 선발로 존 래키(애너하임)와 리반 에르난데스(샌프란시스코)를 예고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본즈 "공 하나 때문에…"

28일(한국시간) 열린 월드시리즈 6차전은 배리 본즈(38)에게 평생 잊혀지지 않는 악몽으로 기억될지 모른다. 본즈는 이날 홈런 1개와 볼넷2개를 골라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홈런(8개), 최다볼넷(12개),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볼넷(26개)등 온갖 신기록을 세웠지만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메이저리그 데뷔 17년만에 월드시리즈 진출 꿈을 이룬 본즈는 팀이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다면 MVP는 떼논 당상. 하지만 이날 뜻하지 않은 실책하나 때문에 팀의 48년만의 패권탈환이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 MVP, 골든글러브 등 자신에게 '예약'된 모든 영예를 한꺼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본즈의 실책은 결국 애너하임에 역전 단초를 제공, 두팀의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것이 되고 말았다. 샌프란시스코의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우리의 승리는 확실하고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큰소리 쳤지만 역전패로 인한 충격에 표정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7차전에서 속죄의 한방을 노리고 있는 본즈에게 최종전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역 최고의 타자 본즈가 과연 6차전의 악몽을 딛고 생애 첫 챔피언반지를 낄수 있을 지 주목된다.

/최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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