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병풍(兵風)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도 불구, 일부 수사팀 검사와 군 검찰관 등이 거세게 반발하고 병풍기획설 등 역풍도 만만찮아 여진(餘震)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봉합되지 않는 검찰 갈등
일부 검찰 간부는 27일에도 이정연(李正淵)씨 병역비리 의혹이 증거부족에 따른 무혐의로 결론지워진 데 대해 "정치권 압력으로 수사가 철저히 이뤄지지 못한만큼 대선 이후라도 추가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병풍수사와 함께 표출된 검찰의 내부갈등이 더욱 심화하는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무엇보다 사건 당사자인 정연씨와 정치인 등 핵심 관련자를 제대로 소환조사조차 않은 점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군 검찰관들도 반발
검찰의 '군 검찰 내사 없었음' 결론에 대해서도 1999년 합동수사본부의 사회고위층 병역비리 수사에 참가했던 군 검찰관들은 부실수사라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또 이번 수사 과정에서 일부 군 간부가 당시 군 검찰관에게 진술을 번복토록 회유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군 검찰관 A씨는 "정연씨 비리혐의에 대한 김도술씨의 간이진술서를 고석(高奭) 대령이 분명히 보여줬으며 필체도 김씨의 것이었다"고 주장했고 B씨는 "김대업(金大業)씨는 99년 군수사에 적극 협조, 많은 병역비리를 찾아냈고 정연씨 비리첩보 보고도 허위일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검찰조사를 받은 한 검찰관은 "검찰이 박영관(朴榮琯) 특수1부장을 수사에서 배제한 채 병역비리가 없다는 방향으로 몰아가는 느낌을 받았다"며 "모 군 간부는 정연씨 비리첩보를 들었다는 당시 검찰관을 4차례나 찾아가 진술을 바꾸라고 집요하게 강요했다"고 말했다.
■거세지는 병풍 기획·배후설
김대업씨의 테이프 조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병풍기획·배후설'도 거세지고 있다. 검찰 고위간부는 "김씨가 수지김 살해사건의 범인 윤태식(尹泰植)씨에게 테이프 조작을 제의하고, 테이프 제작시점을 추궁당한 직후 입원해버린 점은 지극히 의심스럽다"고 말해 향후 테이프 조작 여부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를 시사했다.
김씨 수사 과정에서 테이프 조작을 돕거나 병풍사건을 기획한 배후세력에 대한 단서가 드러날 경우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 배후설이나 '병풍쟁점화 요청설' 등은 사안의 민감성으로 보아 웬만큼 파장이 커지더라도 대선 이후로 수사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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