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외부인사 영입을 위한 한나라당의 물밑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 민국당 김윤환(金潤煥) 대표, 박태준(朴泰俊) 전 총리 등에 대해 모든 채널을 동원, 동시다발적 영입 교섭을 벌이고 있다.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지지세가 한풀 꺾이고,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최대 악재로 꼽혔던 병풍(兵風)마저 사실상 사라진 상황에서 이들의 가세는 '이회창 대세론'을 굳히는 결정적 계기가 되리라는 게 한나라당의 판단이다. 한나라당은 박 대표측에 소속 의원을 보내 박 대표가 필요조건으로 제시한 '신뢰 문제' 등을 놓고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 양측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박 대표는 이 후보와의 공개 회동에서 입당을 선언하는 이벤트를 통해 양자 연대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까지 잡혀 있다. 그 시점은 늦어도 내달 중순일 것으로 한나라당은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박 대표 못지않게 눈독을 들이는 이 의원의 경우 수도권과 충청권 출신일부 측근 의원이 그의 입당 가능성을 흘리고 있으나, 정작 본인 의중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 고위 당직자는 "이 의원은 입당하더라도 내달 하순이나 12월 초는 돼야 할 것"이라며 "접촉을 꾸준히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4일 이 후보의 핵심 측근과 만나 '조건부 연대론'을 피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0년 16대 총선 당시 나를 공천 탈락시킨 데 대해 이 후보가 어떤 행태로든 입장을 표명하면 도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아직 소극적이지만 한 특보는 "못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박 전총리에게도 구 민정계 의원들을 통해 공을 들이고 있으나 그는 여전히 정치 재개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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