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田允喆·사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때 아닌 '색깔론'을 들고 나와 논란을 빚고 있다. 전 부총리는 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 초청 강연에서 "성장률, 외환보유액 등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일부 '색깔이 의심스런' 교수들이 현재 경제 상태를 외환 위기 당시와 비슷하다는 식으로 비판하고 있다"며 지식인층을 향해 '핏대'를 세웠다. 전부총리는 이어 "개혁으로 피해를 입지 않은 지식인, 중산층들이 '개혁피로증후군'을 얘기하고 있다"고도 몰아 붙였다.이 같은 발언을 두고 학계 일각에서는 "경제팀 수장으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모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와 다른 인식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색깔'까지 들먹이며 인신 공격성 발언을 하는 것은 아집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며 "1997년 외환 위기 때도 정부의 안일한 경제 인식이 화를 불렀던 것을 경험했지 않느냐"고 발끈했다.
이번 발언은 정운찬(鄭雲燦) 서울대 총장 등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정 총장은 이달 초 한 국제학술대회에서 "개선된 거시 경제지표는 구조조정 덕분이라기 보다는 단기적인 재정 확대와 근시안적 경제정책에 따른 일시적 회복일 뿐"이라며 "위기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 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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