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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장쩌민은 준비된 지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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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장쩌민은 준비된 지도자였다"

입력
2002.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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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스 질리 지음·형선호 옮김 한국경제신문 발행·1만5,000원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에 이은 중국의 제3세대 지도자 장쩌민(江澤民). 11월 8일 개막되는 제16기 전국대표대회를 계기로 제4세대에게 권력을 이양할 것으로 알려진 그에게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책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이자 국가 주석,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고 있는 江의 생애와 사상, 정치적 행보를 본격적으로 분석한 평전이다.

책은 1926년 장쑤성(江蘇省) 양저우(揚州) 태생인 그가 공산혁명가로 순교한 삼촌의 아들로 입양된 뒤 상하이의 지하 공산주의 운동에 참여했던 시절부터 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후 급부상하고 鄧이 죽은 뒤 최고 지도자로 추대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밝히고 있다. 또 鄧을 비롯해 중국의 핵심 인물인 리펑(李鵬) 차오스(喬石) 첸치천(錢基琛) 주룽지(朱鎔基) 등과의 관계를 분석해 중국 지도층의 내막을 파헤친다.

톈안먼 사태 직후 최고 지도자가 된 江은 '임시 지도자'라는 서방의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책은 鄧의 개혁개방 정책이후 국제경제 경험과 외국어 실력을 겸비한 江은 이미 '준비된 지도자'로, 경제성장과 체제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江의 통치 철학을 나무에 비유해 뿌리는 중국의 전통, 줄기는 공산주의 이념, 가지는 鄧이 주도한 경제개혁, 잎은 외국의 영향이라고 분석한 것도 흥미롭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의 홍콩 특파원인 저자는 방대한 기록과 면담, 중국 소식통의 전언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98년 출간돼 최근 4년의 행보가 빠져 있는 점은 아쉽다. 그러나 江이 후진타오(胡錦濤)에게 권력을 넘기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책의 출간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눈길을 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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