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브래셰어즈 지음·공경희 옮김 문학동네 발행·9,500원재활용품 가게에서 3달러 49센트 주고 산 낡은 청바지 한 벌. 그리고 임산부 에어로빅 센터에서 만난 엄마들 사이의 인연으로 어릴 적부터 친구가 된 네 명의 동갑내기 10대 소녀들. '청바지 돌려 입기'는 청바지라는 평범한 소재를 통해 사춘기를 통과하는 네 명의 소녀들이 주고 받는 우정을 기록한 재기발랄한 소설이다.
서로가 떨어져 있어야 할 여름방학이 다가온다. 아이들은 카르멘의 옷장에서 발견한 낡은 청바지를 차례로 입어보고 누구의 몸매에도 어울리는 이 바지를 마음에 들어한다. 소녀들의 상상력은 기발하다. 헤어지기 전날 밤 에어로빅 센터의 문을 열고 숨어든 아이들은 방학 동안 청바지를 돌려 입고, 그동안의 경험을 빠짐없이 편지에 적어 돌리기로 약속한다. 책은 브리짓, 레나, 티비, 카르멘 네 명의 소녀들이 세상에 나가 겪는 경험을 영화처럼 생생하게 보여준다.
절대로 세탁해서는 안되며 1주일마다 돌려 입어야 하는 청바지는 네 친구가 만나는 사람들, 경험, 감정의 목격자 역할을 한다. 브리짓은 멕시코 축구캠프에서 첫 사랑을 경험하고, 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격이었던 레나는 할아버지 가족의 절친한 이웃과 불화를 겪는다. 티비는 오래된 친구와 새로 사귄 친구 둘을 잃고, 카르멘은 아버지에게 생긴 새로운 가족을 혼란 끝에 받아들인다.
이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조금씩 성숙해간다. 낡은 청바지가 몸에 맞아 편하듯이 오래된 친구가 서로의 장단점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생의 훌륭한 동반자가 된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된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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