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겐 위첼 지음·김은령 옮김 에코리브르 발행·1만6,500원"경영자도, 아니 경영자라면 반드시 역사를 알아야 한다." 경영역사학자이자 파이낸셜 타임스가 운영하는 웹진 '코퍼레이트 파이낸스 리뷰'의 편집장 모겐 위첼이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오늘날 비즈니스에서 등장하는 많은 문제는 과거에도 존재했고, 따라서 앞선 이들의 경험을 통해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자를 '다른 사람들의 목표 행동을 계획하고 감독하는 책임을 맡은 이'로 정의한다면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건설 현장에서 유급 인부들을 관리하며 공정을 이끈 '서기'가 최초의 경영자라 할 수 있다. 또 앗시리아의 거상 푸슈켄이 운영한 대규모 사업체는 국제무역상사의 효시이며, 규율을 앞세워 유럽 전역의 수도원을 아우른 중세의 베네딕투스회는 오늘날 대기업의 모습과 다를 바 없고, 구매자의 생각을 읽음으로써 제품의 품질 향상과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설파한 토마스 아퀴나스는 사회적 마케팅의 선구자라 할 만하다.
저자는 이처럼 역사 속의 수많은 '경영 영웅'들의 궤적을 훑으면서 시대와 장소에 관계없이 통용되는 경영의 기본 원리를 조목조목 짚어나간다. 리더십의 유형을 가장형, 인도자형, 통제자형 등 7가지로 나누고 역사 속의 실례를 들어 각각의 장단점을 제시한다.
그는 닷컴 기업의 실패 역시 '새로운' 시도라는 거대 망상에 사로잡혀 과거를 돌아보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진단한다. "역사는 생각과 개념을 검토하고 정보를 분석하는 비옥한 토양을 제공한다. 비즈니스의 모든 요소가 새로운 것인 동시에, 아주 오래된 것이라는 모순을 이해할 수 있다면 비즈니스라는 병기고에 강력한 신무기를 들여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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