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글랜시 지음·강주헌 옮김 시공사 발행·2만9,000원'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건축의 역사'는 창세기에 언급된 바벨탑에서 최근 완공된 독일 국회의사당의 유리 돔에 이르기까지 9,000년 건축의 역사를 개괄한 책이다.
400여 장의 사진과 그림은 각 시기 주요 건축물과 건축의 변천사를 한눈에 들어오도록 해준다. 가령 산업혁명 시기 건축의 혁명적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조지프 팩스턴이 1851년 영국 만국박람회 전시실 용도로 세운 크리스털 팰리스를 끌어들인다. 길이만 514m에 달하는 이 유리 건축물은 비계를 사용하지 않고 불과 3개월 만에 완공되면서 산업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건축물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꾼 건축가들의 삶도 상세히 소개한다. "직선은 인간의 것이지만 곡선은 신의 것이다"라고 말한 안토니오 가우디, 세상에서 가장 많이 모방된 건축가인 안드레아 팔라디오, 고층빌딩을 통해 무한과 완벽을 추구한 '마천루의 선구자' 루드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 건축과 자연을 훌륭하게 조화시킨 미국 펜실베이니아 베어 런의 낙수장으로 유명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등의 건축 세계를 살핀다.
저자는 유럽 중심적인 관점에서 탈피한 균형있는 시선으로,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북아메리카의 건축에 대해서도 따로 장을 두어 깊이 있는 해석을 더한다. 중국의 자금성, 티베트의 포탈라 궁, 일본 사무라이 시대의 히메지성, 인도의 타지마할 등을 소개하고 각 지역의 지리적 환경, 기후 문화 역사 종교 등이 그 지역만의 고유한 건축을 발전시키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한다.
저명한 건축가인 저자 조너선 글랜시는 건축물을 일일이 답사하며 이 책을 썼다. '아키텍트'지 편집장을 역임한 그는 영국 왕립건축가협회의 명예회원이자 가디언지의 건축과 디자인 부분 편집장을 맡고 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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