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운찬(鄭雲燦) 총장이 23일 한명숙(韓明淑) 여성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과 관련, 신모 교수가 억울하게 매장된 사건이란 요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24일 서울대에 따르면 정 총장은 23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한 장관과 만나 우 조교 사건이 화제에 오르자, "(신 교수가) 사회적으로 매장된 것은 문제"라며 "소장(訴狀)을 보면 40개 항목 중 20개가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밝혔다.
정 총장은 이어 "그러나 판결이 나버리고 나니 그만이다. 사실 여성운동도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또 "1년단위로 계약했던 조수가 계약이 해약되자 앙심을 품고 한 일"이라며 "(우 조교 사건은) 과장됐고 신 교수는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발언 사실이 알려진 후 여성단체들이 반발하는 등 물의를 빚자 정 총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성계와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정 총장은 "성희롱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우 조교 사건의 역사적 의미나 재판결과를 부인한 것은 아니었다"며 "개인적으로 잘 아는 교수와 가족들이 당하는 고통이 안타까웠고, 억울하게 매장된 측면도 없지 않아 이런 문제를 다룰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당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는 24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정 총장의 발언은 직장내 성희롱이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을 거스르는 망언"이라며 "비록 사과를 했지만 여전히 가해자에 대한 온정주의적인 발언을 해 성희롱에 대해 진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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