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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이 쓰는 교사추천서/"수시모집" 입시학원 도움받아 대부분 대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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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이 쓰는 교사추천서/"수시모집" 입시학원 도움받아 대부분 대필

입력
2002.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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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추천서인가, 수험생의 자기추천서인가."이달 초 서울대 2학기 수시모집에 응시한 서울 강남의 K고교 3학년 이모군은 담임교사로부터 교사추천서를 알아서 써 오라는 말을 듣곤 깜짝 놀랐다. 결국 이군은 고민 끝에 A4용지 4장 정도나 되는 까다로운 추천서를 부모와 함께 작성해 대학에 제출했다. 담임교사는 도장만 찍었을 뿐이다.

2003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이 진행중인 가운데, 대부분 대학의 수시모집 전형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교사추천서를 수험생이 대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져 추천서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선 고교 교사들은 사실상 공개적으로 교사추천서 대필은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대학과 학과에 따라 교사추천서 양식이 다르고, 한장을 작성하는데 3시간 이상이 소요될 뿐 아니라 학생 당 많게는 5∼6개 대학에 지원하기 때문에 교사추천서를 일일이 써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교사들의 주장이다.

서울 금천구 D고교의 한 교사는 "직접 작성해도 제자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수정을 요구하면 거절하기 힘들 때가 많다"며 "학생들에게 교사추천서 초고를 써오도록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교사추천서 작성부담은 학부모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고3 아들을 둔 김모(49)씨는 "직접 써보려고 했으나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비용이 들더라도 교사 추천서 작성을 위해 입시학원을 찾아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시모집 비교과 반영요소 중 출석·봉사시간 등은 큰 변별력이 없기 때문에, 면접에 기초자료로도 활용되는 교사추천서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서울대 수시모집 등에서 당락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됐던 추천서가 이처럼 허술하게 관리된다면 적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영오기자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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