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메이저리거의 피가 흐르는 데이비드 벨(30) 앞에 포스트시즌 5연승을 달리던 무서운 신예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20)가 무릎을 꿇었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4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퍼시픽 벨파크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4차전 홈경기서 8회말 데이비드 벨의 천금 같은 적시타로 4―3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샌프란시스코는 1962년 뉴욕 양키스를 5―2로 꺾은 이후 40년 만에 홈에서 월드시리즈 승리를 따내며 2승2패를 기록, 챔피언타이틀의 향방을 안개 속으로 밀어넣었다.
8회까지 3―3으로 팽팽히 맞서 중간계투 싸움이 된 승부는 애너하임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2차전 승리의 주역 애너하임의 로드리게스는 7회말 등판, 3자 범퇴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샌프란시스코는 그러나 8회말 선두타자 J.T 스노가 로드리게스의 직구를 받아쳐 우전안타를 뽑아 승기를 잡았다. 월드시리즈에서 샌프란시스코 타자 12명을 상대로 퍼펙트 행진을 이어 온 로드리게스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이어 1사 2루 찬스서 벨이 안타를 날리자 스노는 재빨리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벨은 메이저리그 역사와 함께 하는 야구 명문가의 피를 이어받았다. 아버지 버디 벨(51)은 한때 콜로라도 로키스 감독을 지낸 올스타 출신이며 할아버지 거스 벨(74)도 50년대 한동안 4할대를 유지한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강타자였다. 벨은 "좋은 공을 기다렸는데 다행히 잘 맞았다"며 "가족들에게 면목이 서게 됐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홈런타자 배리 본즈는 1·3·5회 연속 고의사구로 출루하는 등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23번째 볼넷을 얻어 종전기록을 갈아치웠다.
5차전은 25일 퍼시픽 벨파크에서 계속되며 샌프란시스코는 제이슨 슈미트를, 애너하임은 재로드 워시번을 선발로 투입한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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