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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방법동원 IHT 매입" /NYT 자사비판 기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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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방법동원 IHT 매입" /NYT 자사비판 기사 "눈길"

입력
2002.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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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가 22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의 지분을 뉴욕 타임스에 넘긴 까닭은 무엇일까? 워싱턴 포스트 경영진은 편집진과 특파원에게 보낸 사내 메모를 통해 "이번 매각은 결코 내키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 없이 비통한 심정에서 결정됐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신문 시장의 최대 라이벌인 두 신문 간에 이루어진 매각 과정에 적지않은 갈등과 강압적인 분위기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이와 관련, 뉴욕 타임스는 23일 자사 경영진이 부적절한 방법을 동원해 워싱턴 포스트와의 이번 거래를 성사시켰다는 비판적인 내용의 기사를 이례적으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거래 성사 후 타임스 경영진이 사내 메모를 통해 포스트를 '더없는 동반자'로 칭송했음에도 불구하고 결별 과정이 결코 우호적인 가운데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두 신문이 공동 지분을 갖고 있는 IHT의 매각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은 두 달 전인 8월. 9·11 테러 이후 해외 여행 축소 등에 따른 광고 급감 등으로 지난해 5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IHT가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두 신문사에 SOS를 요청한 것이다.

협상 테이블에서 보다 공세적인 쪽은 뉴욕 타임스였다. 뉴욕 타임스가 전국 판매를 넘어 해외 시장 확대에 욕심을 내던 것과는 달리 워싱턴 포스트는 지역 기반을 다지는 데 전력을 쏟고 있었다.

"타임스가 포스트쪽 지분을 매입하지 못하면 IHT와 경쟁하게 될 독자적인 해외판을 창간하고 IHT의 적자를 메울 자금 지원도 봉쇄하겠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앞서는 뉴욕 타임스가 IHT 인수를 위해 워싱턴 포스트에 꺼내 든 이 협상 카드는 일종의 '협박'이었다.

1967년 뉴욕 타임스 파리판과의 합병에 이은 91년 지분 공동 인수 등으로 오랜 공생 관계를 맺어왔던 두 신문의 결별 수순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해 포스트와 IHT 경영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에 영어로 된 타임스 주말판을 끼워 팔기 시작하면서 양사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혔다. 이번 결별 과정에서 보여준 불협화음으로 한 세대를 이어왔던 뉴욕 타임스의 설즈버거 가문과 워싱턴 포스트의 그레이엄 가문 간 돈독한 우호관계는 상처를 입었다. 한편 회사로서는 껄끄러운 거래 과정을 거침없이 소개하면서 자사의 해명보다는 상대방의 불만을 훨씬 더 크게 다룬 뉴욕 타임스 기사는 이 신문의 오랜 전통인 경영과 편집의 완벽한 분리를 반영한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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