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 전쟁이 시작된다. 26일 시작되는 기아―LG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는 사상 유례 없는 기동력 싸움이 펼쳐진다.기아(155개)와 LG(140개)는 올 시즌 팀 도루 1,2위를 기록할 정도로 기동력에서 만큼은 난형난제다. 기아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35개)을 비롯, 도루왕 김종국(50개)이 팀 도루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며 공격의 물꼬를 튼다. 하위타선에선 LG전에 유난히 강한 정성훈(16개)이 요주의 인물이다.
LG도 마찬가지다. 도루 5위에 랭크된 호타준족형 4번타자 마르티네스(22개)를 필두로 꾀돌이 유지현(21개)과 박용택(20개) 등 무려 4명이 도루 10걸에 속해 있다. 누구나 도루가 가능한 타선은 상대 배터리에게 위협적일 수 밖에 없다.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서는 기아가 18도루(도루자 6개), LG가 15도루(도루자 12개)로 기아가 다소 앞섰다.
단기전에서 기동력의 중요성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났다. 22일 현대―LG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LG는 승부처마다 재치 있는 베이스러닝으로 상대 수비진을 교란한 반면 현대는 어설픈 주루플레이로 동점 기회를 무산시켰다. 백전노장의 현대 포수 박경완은 4회 발 빠른 1,2루 주자 손지환과 박용택을 견제하다가 토레스의 평범한 슬라이더를 빠뜨려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고 이어 최고의 어깨를 자랑하는 우익수 심정수의 송구 실책도 단타 때 2루까지 노리는 권용관의 공격적인 베이스러닝 때문에 유발됐다.
무엇보다 양쪽 주전포수 모두 주자를 잡아내는 데는 손꼽힐 정도의 강한 어깨를 자랑한다. LG의 조인성과 기아의 김상훈은 8개 구단 주전포수중 도루저지율 1,2위를 기록했다. 조인성은 도루저지율이 무려 5할이고 김상훈도 4할7푼8리에 이른다.
두 팀은 1차전부터 기선제압을 위해 모두 공격적인 도루를 시도하고 병살타를 막기 위한 히트 앤드 런 등 기동력을 앞세운 다양한 작전이 예상돼 팬들의 흥미를 배가시킬 전망이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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