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넓게 재단돼 상체가 커보이는 모피코트를 그대로 입을 것인가, 최신 유행스타일로 고쳐 입을 것인가.모피가 지위의 상징이던 시대에는 스타일이야 아무래도 좋았지만 일반인들의 패션감각이 높아진 요즘엔 아무리 값비싼 모피코트도 유행에 뒤쳐지면 옷장속의 골치덩이에 지나지않는다. 돈은 좀 들더라도 모피의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는 리폼이 인기를 끌고있는 이유.
모피리폼 전문업체로 유명한 오영자모피의 디자이너 오영자씨는 "올해 세계적인 모피 트렌드가 다양한 소재와 색상의 콤비네이션이라 리폼이 어느때보다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말한다. 갖고있는 모피 소품들을 소재나 색상에 구애받지않고 모아서 하나의 개성적인 단품으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설명이다.
모피리폼은 갖고있는 모피의 구입시기에 따라 공정이 달라진다. 구입한지 10∼15년 정도된 코트들은 볼륨이 강조되던 시기의 옷들이라 어깨가 넓고 암홀(겨드랑이 폭)이 넓어 상체가 커보이는데다 칼라는 좁고 긴 숄칼라를 많이 사용해 얼굴이 크고 나이들어 보인다. 이때는 칼라를 테일러드칼라로 개조하고 암홀을 좁히면서 소매를 일자로 펴준다.
구입한지 20년이상된 코트들은 오히려 작업이 수월하다. 전체적으로 좁고 타이트해서 현대적인 느낌의 H라인 실루엣들이 많이 나오던 때라 칼라와 소매를 없애고 가죽끈으로 허리띠를 만들어 리폼하면 최신 유행스타일의 모피조끼로 손색이 없다. 떼어낸 소매는 이어서 트렌디한 목도리로 둔갑시킨다.
모피리폼은 단순히 롱코트를 잘라 반코트를 만든다거나 소매를 없애고 조끼를 만드는 식의 수선작업이 아니다. 오래된 롱코트를 줄일 때 그냥 코트단을 자르면 간단할 것 같지만 실은 어깨부분을 끌어올리고 허리높이를 조정하는 등 전면 수선작업을 거쳐야 실루엣이 제대로 살아난다. 리폼전에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것도 중요하다. 보통 롱코트를 재킷으로 만드는데 50만∼60만원, 재킷을 숄이나 조끼로 고칠땐 30만∼45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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