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막을 내리는 국내 최장수 드라마 MBC '전원일기'의 속편이 만들어진다. 종영에 맞춰 극중 김 회장(최불암) 집을 그대로 재현한 대규모 전시공간도 마련된다.김승수 MBC TV제작1국장은 23일 "'전원일기'의 맥을 잇는 농어촌 드라마를 제작, 빠르면 내년 7월부터 방송키로 했다"며 "제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따뜻한 휴머니즘이나 고향 같은 농촌 묘사 등 '전원일기'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한 '전원일기'의 속편 격인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또 "변화한 농어촌의 모습과 시대상을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극중 배경과 등장인물을 완전히 바꿀 계획"이라며 "그러나 '전원일기'의 상징성과 드라마의 연결성을 위해 일부 연기자는 계속 출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시간대는 현재 타사 오락 프로그램이 포진한 일요일 오전이 아닌 평일 저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MBC는 1980년부터 22년 동안 방송된 '전원일기'의 종영을 기념하는 대규모 전시회를 준비중이다. 일시나 장소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극중 김 회장 집을 그대로 재현한 세트 위에 낫이나 탈곡기 등 실제 드라마에서 사용됐던 여러 소품과 촬영도구, 대본과 명장면 사진 등이 한 자리에 전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회의 모델은 일본 후지TV가 7월20일∼9월1일 개최한 '고마워요 북의 나라로부터'전. 1981년부터 방송돼 '국민 드라마'라는 호칭까지 받은 농촌드라마 '북의 나라로부터'의 종영(9월7일)을 기념하기 위한 이 전시회에서 후지TV는 극중 배경인 훗카이도(北海道)의 농가를 스튜디오에 그대로 재현했다. 이 전시회에는 무려 20만 명이 찾았다. MBC 사업국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시회를 위한 장소를 물색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MBC TV제작1국 PD들은 최근 성명을 발표하고 "'전원일기' '무동이네 집' '짝' '우리들의 천국' 등 주간단막극은 방송사 이미지를 지탱해온 프로그램이자 수많은 작가와 연출가, 신인배우를 위한 등용문이기도 하다"며 "이해당사자인 드라마PD들과 어떠한 의견 수렴과정도 없이 '전원일기'를 폐지키로 결정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원일기' 인터넷 게시판에도 종영을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종영소식이 알려진 16일부터 23일 오전까지 올라온 글은 무려 800여 건. 네티즌 김종호씨는 "50분 내에 발단―전개―절정―결말이 이뤄지는 단막극 틀에 갇히지 말고 다른 주말드라마처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전개하면 된다"고 주장했고, 전태옥씨는 "방송시간대를 황금시간대로 옮겨달라"고 밝혔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에는 '전원일기' 살리기 운동을 위한 인터넷 카페(cafe.daum.net/natural00)가 개설됐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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