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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28)디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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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28)디오르

입력
2002.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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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10월24일 프랑스의 의상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52세로 죽었다. 디오르는 20세기 복식사(服飾史)에서 코코 샤넬, 마들렌 비오네, 엘자 스키아파렐리, 크리스투발 발렌시아가, 에드워드 몰리뉴 등이 주도한 1930년대 스타일을 이어 1940년대 스타일과 1950년대 스타일을 이끈 디자이너다. 뤼시앵 를롱 밑에서 일하다 1947년 파리 몽테뉴가(街)에 자기 가게를 열어 독립하며 그가 발표한 실루엣 '뉴룩'은 세계 여성 패션의 새 시대를 열었다.뉴룩은 무릎 밑까지 내려오는 길고 풍성한 스커트와 잘록한 허리, 각진 어깨와 풍만한 가슴을 강조했다. 원단이 부족했던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여성들은 실용적이고 밋밋한 옷을 입었지만, 뉴룩을 계기로 여성들의 페미니티가 새로운 코드로 각광을 받아 그 뒤 라인을 강조하는 디오르식 디자인이 주류 여성복 패션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디오르가 열어 제친 '라인의 시대'에 위베르 드 지방시, 피에르 발맹 등 다른 디자이너들도 곧 합류했다. 디오르는 1953년 허리를 조이고 어깨를 둥글리는 한편 스커트 길이를 짧게 해 발랄함을 강조한 튤립라인을 발표한 이래, H라인(아리코베르), A라인, Y라인, 마그넷라인(애로라인), 스핀들라인을 잇따라 발표하며 세계 패션을 이끌었다. 디오르가 죽은 이듬해인 1958년 디오르사(社)의 이브 생 로랑이 사다리꼴라인(트라페즈라인)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색드레스를 끝으로 라인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디오르의 제자인 피에르 카르댕이나 마르크 보앙을 포함해 저명한 복식 디자이너의 압도적 다수는 프랑스인이거나 프랑스에서 활동한 사람들이다. 20세기 후반 이래 파리는 세계 문화의 중심지라는 명성을 뉴욕에 넘겨줬지만, 아직 고급 의상 분야만은 움켜쥐고 있는 것 같다.

고 종 석/편집위원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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