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각종 부동산규제가 집중되면서 기존의 아파트가격이 하락하고 신규분양도 주춤한 상태다. 이 달 실시된 9차 동시분양에서 600여 가구가 공급된 데 이어 10차에서도 700여 가구밖에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서울 외곽 수도권에서는 분양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 다음달 나올 신규 아파트만 3만여 가구로 수도권으로의 분양열기 이전현상이 확연하다.■만만찮은 공급에도 열기 후끈
수도권에서 다음달 분양을 기다리고 있는 대규모 단지는 대략 4군데. 용인의 동백·성복지구와 고양 가좌지구, 남양주 평내지구, 안산시 고잔동 등에서 각각 수천가구씩의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
분양열기도 식을 줄 모른다. 23일 경기 고양시 행신동에서 분양신청 접수를 마친 'SK뷰'의 모델하우스에는 하루평균 4,000여명의 내방객들이 들이닥쳐 말 그대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들 가운데는 경기 지역 투자자는 물론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투자자들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가장 인기있는 32평형의 경우 당첨 발표 즉시 2,000만∼3,0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지역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음에도 투자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달초 분양을 마친 인천 삼산지구 신성 '미소지움'아파트의 경우 투기과열지구에 위치해 있지만 720가구 분양에 8,386명이 몰려 1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음달께 분양 예정인 남양주 평내지구의 '중흥 S클래스' 모델하우스에는 첫날에만 8,000여명이 찾았고 호평지구에서 최근 분양을 마친 금강아파트도 892가구에 4,500여명이 몰려 5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투기지구 분양권 거래 등 문제
업계 관계자들은 수도권의 이 같은 분양열기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관계자는 "수도권으로 몰려드는 발길의 대부분은 실수요자라기보다 가수요자"라며 "정부의 잇단 부동산시장 안정대책과 규제가 서울지역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규제를 피해 수도권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으로 열기가 이전되면서 분양권 가격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평내·호평지구의 경우 평당 분양가가 최고 510만원을 호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평당 500만원을 훌쩍 넘고 있다. 고양시 행신동에서 분양한 SK뷰는 평당 최고 670만원으로 나와 인근 화정지구의 거래가격에 육박하고 있다.
분양권 거래가 금지된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권 암거래가 이뤄지는 등의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삼산지구의 42평형 아파트에 당첨된 회사원 김모(40)씨는 "분양당첨 발표 직후 프리미엄 5,000만원에 분양권을 넘기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도 "점조직 형태로 이뤄지는 암거래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