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트러블'은 베리 소넨필드 감독의 영화다. 그렇다고 '맨 인 블랙'이나 '아담스 패밀리' 같은 그의 블록버스터를 떠올려 기대를 부풀린다면 큰 오산. 오히려 그가 촬영을 맡았던 '엄마를 기차 밖으로 던져라' '아리조나 유괴사건' 같은 B급 영화의 정서가 물씬하다. 14명이나 되는 주인공, 엉켜버린 사건, 뒤죽박죽 스토리. 저예산 B급 영화를 즐긴다면 시간 내내 키득거릴 수 있지만, 취향이 반대라면 곤혹스러울 만한 영화다.앨리엇 아놀드(팀 앨런)는 한심한 싸구려 광고제작자. 한때 잘 나가던 컬럼니스트였으나 아내가 바람 피우는 걸 알고는 홧김에 상사와 싸우고 직장을 때려 치웠다. 아들은 그를 '패배자'라며 상대도 하지 않는다. 물총으로 상대방을 쏘는 일명 '킬러놀이'를 하다 제니의 집에서 소란을 피운 뒤 사과하러 갔다 만난 제니의 엄마 안나(르네 루소)와 사랑에 빠진다. 여기에 제니의 양아버지를 죽이려는 킬러 일당, 멍청한 경찰관, 제니의 집 나무에 거처를 정한 히피, 러시아 무기 밀거래업자가 얽혀 제니의 집에서 마지막 결전을 벌인다.
'맨 인 블랙 2'에서 등에 머리 하나가 더 붙은 멍청한 외계인으로 나왔던 자니 녹스빌, 한건 잡으려는 다혈질 강도 톰 시즈모어, 틈만 나면 하녀를 덮치려는 저질 부자 스탠리 투치 등 다양한 조연들의 감칠 맛 나는 연기도 이 영화의 묘미다. 25일 개봉. 15세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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