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동일한 종목에 대해 정반대의 투자의견을 잇따라 내놓아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이라크전쟁 가능성과 미국의 더블딥(경기회복후 재침체) 우려 등 불확실성이 팽배해 주가 전망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한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이 '강력매수'에서 '매도'까지 벌어지는 것은 너무 심하다는 비난 여론이 무성하다.대표적인 경우가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상사. 현대증권은 23일 패션사업의 성장둔화로 LG상사의 이익모멘텀 약화가 예상된다며 차익실현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상구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아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시장수익률 평균)'으로 낮췄다"면서 "소비심리 위축으로 패션부문의 성장성이 위협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LG상사의 3분기 실적이 양호하다며 '매수'를 제시했다. 하나증권도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어 수급이 긍정적이고 연간 실적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라며 '강력매수'를 유지했다.
휴맥스, 옥션 등 코스닥 대표기업에 대한 투자의견도 제각각이다. 동양종금과 한화증권은 최근 휴맥스에 대해 과도한 주가하락으로 저가메리트가 발생했다며 '매수'를 추천한 반면, 삼성증권은 3분기 실적이 좋지 않다며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등급을 낮췄다.
22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옥션의 경우도 마찬가지. LG 대신 교보증권 등은 3분기 실적이 견조하고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수'를 추천한 반면, 현대증권은 전자상거래업체의 경쟁심화로 성장의 지속성이 의심된다며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증시의 대표주인 삼성전자도 '강력매수'에서 '중립'까지 투자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증권업계에선 "경기전망에 따라 투자의견이 나뉠 수는 있지만, '강력매수'에서 '매도'까지 4∼5단계나 차이가 나는 것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애널리스트들이 객관적인 투자등급 마련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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