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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박수근미술관 내일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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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박수근미술관 내일 개관

입력
2002.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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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화가, 이름없고 가난한 이 땅 서민의 삶과 정서를 그것을 닮은 화강암과 같은 거친 재질감으로 표현했던 고 박수근(朴壽根·1914∼1965) 화백을 기리는 미술관이 세워졌다. 강원 양구군이 양구읍 정림리 131 고인의 생가터에 건립한 '박수근 미술관'이 25일 오후2시 개관기념식을 갖고 문을 연다.양구는 '나무와 두 여인' '시장의 여인들' '앉아있는 두 남자' 등 박수근 그림의 원형이 비롯된 곳이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그의 예술관은 이곳에서 보통학교를 다닐 때 그림을 그리면서 형성됐다. 중학교에도 진학하지 못한 곤궁함은 평생 그를 따라다녔지만 그것이 오히려 그를 20세기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남게 했다.

박수근미술관은 건축가 이종호(45) 스튜디오메타 대표의 설계로 5,600여 평 부지에 지상 2층, 총건축면적 207평 규모로 21억 5,000만 원을 들여 지어졌다. 20평의 기념전시실에는 안경 연적 등 고인의 손때가 묻어있는 유품과 사진 편지 메모 스크랩북 등이 전시된다. 58평의 기획전시실은 봄, 가을 정기기획전을 열 예정으로 기념관과 미술관의 성격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무보수 명예관장을 맡은 유홍준(53) 명지대 교수는 "양구군의 재정 형편상 고인의 유화 원화는 아직 1점도 구입하지 못했어도, 충실한 소장품과 전담 큐레이터의 기획전시로 고인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조망하고 연구, 교육하는 데 모자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관은 유품 200여 점과 스케치 펜화 등 드로잉 50여 점, 판화 17점과 고인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린 동화책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등 작품 외에 현역 화가들이 고인을 기려 기증한 작품 70여 점도 소장하고 있다.

박수근의 유화는 최근 '아기 업은 소녀'가 5억 5,000만원에 경매되는 등 엄청난 가격에 팔리고 있어 양구군의 예산으로는 사실상 구입이 어렵다는 것. 당초 양구군은 작품 구입비로 3억원을 책정하고 추가로 5억원을 배정했으나 이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개관기념전으로 25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 '박수근의 삶과 예술'전이 열린다. '나무와 두 여인' '아기 업은 소녀' 등 유화 10점을 갤러리현대 등의 도움으로 대여받아 전시하고, '노상' '농악' 등의 판화와 스케치, 탁본 및 고인이 소장했던 서책과 화집 등을 보여준다. 11월 16일에는 유홍준씨의 안내로 1박2일 코스 답사여행도 마련했다. 문의 (033)480―2544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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